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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장 - 인스파이어 1(INSPIRE 1)
1.

저녁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는 해변의 풍경은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바닷바람이 조금 거세지기는 했지만, 저녁노을이 지는 바다의 붉고 푸른빛은 파도로 인해 더욱 신비로웠다.
워크샵이 끝나고 콘도의 해변 쪽으로 크게 전면창이 나 있는 이 층의 식당으로 다들 몰려들었다. 기자들은 돌아가고 스탭들은 손님들의 저녁 만찬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워크샵을 마친 경제인들은 만찬을 위해 원형의 테이블 여러 개에 나누어 앉았다. 애피타이저가 나오고, 메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건배사에 의해서 다들 술잔을 치켜들었다.
“천황폐하의 건강을 위하여!”
“위하여!”
떠들썩하게 웃음소리가 나고 다들 화기애애했다. 해가 저물고 바다에서 비쳐드는 파란 색조로 인해 만찬장 실내까지도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바다도 하늘도 이제는 파란색으로 변했다. 다들 기분이 좋아서 술잔을 기울였다.

바다에서 고무보트를 띄워놓고 해안을 감시하던 해군 특수부대의 정찰병은 이상한 물체가 콘도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새인가 했는데, 아니다. 새처럼 생겼지만 새는 아니다. 망원경으로 날아가는 물체를 쫓았다. 어두워서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저게 뭐지?”
그 순간에 비행물체는 그대로 콘도의 이 층 유리창에 가서 부딪쳤다. 그리고 엇? 하는 사이에 멀지만 뚜렷하게 폭발음이 들렸다.
“무인기다!”
정찰병이 소리쳤다.

무인기는 유리창에 부딪치면서 그대로 폭발했다. 사람 키의 몇 배나 되는 높이와 넓이를 가진 유리창이 깨져나가면서 무서운 흉기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강회유리는 쉽게 깨지지 않지만 충격을 받아서 깨지는 때에는 강한 만큼 무서운 흉기로 돌변한다.
삽시간에 만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모두가 유리파편을 피해 납작 엎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에 깨진 유리창 안으로 다시 한 대의 무인기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미처 무언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천정에 부딪치면서 아래로 곤두박질친 다음, 다시 폭발을 일으켰다.
비명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날아가는 사람의 피와 살덩어리들이 순식간에 실내를 지옥도로 만들었다.
폭발로 인해서 테이블 위에 있던 요리용 알콜램프들이 터지면서 이번에는 불길이 솟아올랐다. 불길은 테이블보와 바닥의 양탄자를 태우면서 유독가스를 분출했다.
문이 열리면서 특공대가 뛰어들었다. 그러나 사람을 먼저 끌어내야 하는지, 불을 잡아야 하는지 정신이 없었다. 입을 딱 벌리고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지옥 중의 지옥이었고, 아직 살아서 발버둥 치는 사람들은 지옥불 속 악령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이 미친 듯이 허우적대며 달려드는 바람에 특공대는 당황해서 그들을 밀어냈다.
“소화기!”
누군가가 소리쳤다. 어디선가 나타난 소화기가 마구 뿌려졌다. 그러나 불길은 전혀 밀려나지 않았다. 특공대는 뒷걸음질을 치며 소리쳤다.
“소방대 불러! 소방대!”

두진은 미친 듯이 달려 나갔지만, 대운이 잡아서 이 층으로는 올라갈 수 없었다. 불과 일, 이 분 사이에 불길이 일어나서 열기가 느껴지고 검은 연기가 자욱해졌다.
특공대도 도로 밀려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사방 엘리베이터와 계단에서 투숙객들이 몰려나왔다. 아우성이 일어나면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밖으로 나와!”
두진은 권총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대운과 진구가 두진의 뒤를 따라 나왔다. 밖으로 나와서 보니, 특공대가 사방에서 몰려들고 있었다.
“몰려들지 말고 자기 자리 지키라고 해!”
두진이 당황해서 다시 소리쳤다.
“무인기 반경은 넓지 않지?”
대운도 진구도 무인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마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오검사요. 무인기에 대해서 말해보시오.”
마리가 말했다.
“군사용 드론이 아니라면, 위성을 이용하지 못하니까 반경 2km 이내에 비퍼가 있어요.”
돌아보니 마리가 전화를 하면서 주차장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녀의 옆에 우재준도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더 멀리 있을 확률은 없소?”
“최대 거리예요. 그 이상 멀어지면 비퍼로 조종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비퍼가 아니라면?”
“그럼 어디서라도 날릴 수가 있죠. 미리 네비게이션을 달아매고 띄우니까요.”
지도를 펼쳤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해보았습니까?”
“1km 이상을 떨어져서 해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잘 만들어도 무언가를 매단다면 무게 탓으로 그 이상 날아가지 못할 테니까요.”
울고 싶었다. 어떻게 이런 괴물과 마주칠 수가 있는 거냐?
“1km, 아니, 2km 이내로 전부 봉쇄해!”
울 듯이 소리쳤다. 이렇게 해서 또 당하고 마는 건가.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
그때, 진구가 전화를 들고 소리쳤다.
“검사님! 죽도입니다. 죽도!”
“뭐라고? 죽도?”
“죽도에서 떠오르는 걸 보았다는 제보입니다.”

어둠에 잠긴 죽도로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몰려들었다. 해경의 순시선들도 특공대를 태우고 몰려들었다.
육상에서는 연죽교를 따라서 특공대가 달려갔다. 이제 막 밀물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어둠 속에서 연죽교 아래로 파도가 거칠게 일어났다.
해안은 이동용 서치라이트 불빛으로 밝았다. 수많은 병력들이 주변을 완전히 봉쇄하고 죽도를 노려보았다. 지난 실수를 교훈 삼아서 차량들도 모두 경계를 서게 했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무조건 잡아서 그 자리에 세워두었다.
두진은 죽도로 진입하는 연죽교 입구에 도착했다. 대운과 진구를 대동하고 권총을 든 채로 연죽교를 건넜다. 셋 모두 흥분한 상태여서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분노가 세 사람의 가슴속에서 이글거렸다.
특공대장이 앞을 가로막았다.
“위험합니다. 지금 사방에서 무장하고 진입하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원래 저 섬에는 누가 사나?”
“개인 사유지이지만, 아무도 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무인도라는 말인가?”
“식수가 나오니까 무인도는 아니지만, 관리인조차도 없던 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헬기지원 요청은 했나?”
물어보는데, 멀리서 헬기가 나타나서 조명을 뿌리며 다가들었다.
두진은 연죽교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헤드라이트와 조명탄과 헬기에서 내려쏘는 빛들이 밤하늘과 바다를 대낮처럼 환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그 안에서 수많은 병력들이 무장을 하고 죽도로 진입하는 중이었다.
“돌아가서 기다리자.”
두진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해안으로 향했다.



2.

죽도를 포위하고 샅샅이 뒤졌다. 아침이 밝아오도록 병력이 그대로 머물면서 뒤졌지만, 프리랜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몇 가지 증거가 나왔다고 특공대장으로부터 두진에게 연락이 왔다.
아침에 죽도의 내부를 완전히 스캔한 후에 아무도 없다고 판명이 난 후, 두진과 대운과 진구가 들어갔다. 마리도 따라붙었다.
섬 내부를 지휘했던 특공대장이 피곤한 얼굴로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흔적을 발견했다고요?”
“많이 나왔습니다. 이상하게 실내에 있지 않고 숲 속에서 텐트 생활을 했더군요.”
그야 당연히 CCTV에 걸리지 않으려고 그랬을 것이다. 섬의 소유주는 관리인 대신 침입자 감시용 CCTV를 설치해놓고 있었다.
“조리용 기구까지 다 있었습니다. 지문도 그대로 다 채취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무인기 조종용 리모컨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외에 폭발물이나, 인화성 물질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두진은 진구를 돌아보았다.
“제보가 어디에서 왔다고 했지?”
“112로 걸려 온 전화였습니다.”
“확실하게 죽도라고 했나? 그 발신지 알아보라고 해.”
진구가 전화를 거는 사이에 마리와 함께 텐트가 있다는 곳으로 걸어갔다.
“우리가 또 무언가 잘못 짚은 거죠?”
“당신은 제대로 짚었는데, 우리가 제보 전화에 달려들어 버렸습니다.”
“해군 특수부대 정찰병도 그 방향에서 날아왔다고 했어요.”
“사고 현장에서 화재 진압 후에 발견된 무인비행기의 기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두진의 반문에 마리는 어리둥절했다.
“인스파이어입니다. 중국 DJI사에서 만든 항공촬영용 무인비행기.”
두진이 피곤한 듯 얼굴을 두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수직으로 4 km를 올라갈 수도 있고, 최대 스피드 초속 22 m 속도까지 날 수도 있고, 2 km 밖에서 화면 봐가면서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한 기체… 아, 가격은 350 만 원. 정말 쌉니다. 효과에 비해서…”
“어디서 구합니까? 이런 무인기는.”
“인터넷에서 팔아요.”
“인터넷에서? 누구나?”
“누구나. 돈만 있으면 되죠.”
인터넷에 그런 무인기가 존재했던가. 두진은 자신의 무지함이 창피했다. 언제인가는 북한에서 장난감 비행기에 카메라를 매달아서 항공촬영용으로 보냈다는 걸 본 적이 있었다.
그 자식들은 350 만 원이 없어서 그런 조잡한 걸 만든 건가? 이렇게 싸고 질 좋은 무인기들이 버젓하게 인터넷에서 팔린다는 말이 아닌가?
“거기 폭탄을 매달은 건가요?”
“카본으로 된 기체인데 무게가 많이 나가면서 아무래도 비행이 어려워질 테니까 카메라를 떼어내고 대신 폭탄을 달았고, 조금이라도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하도록 조종한 겁니다.”
“카메라를 떼어냈다면 조종이 불가능할 텐데요?”
“네비게이션을 달 수도 있다고 하셨죠?”
“그래도 무게가 감당이 안 될 텐데요?”
두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간단했습니다. 프리랜서는 죽도가 아니라, 저 콘도의 이 층 식당에 가서 그 위치를 홈 포인트로 설정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조종이 필요하지 않았지요. 그냥 미리 설정해놓고 보내면 그만이니까.”
진구가 옆에 와서 머뭇거렸다.
“뭐래?”
“핸드폰인데, 선불폰인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다리에서 힘이 쭉 빠졌다. 예감했던 그대로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해서 이 근방을 빠져나갈 수 있었을까?
“아직 이 근처에 숨어 있을 수도 있어. 그렇지?”
진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경계 풀지 말라고 해.”
지도를 펼치다가 그냥 구겨버렸다. 그놈처럼 생각 좀 하자. 두진은 담배를 피워 물고 바위에 걸터앉았다. 좀 더 그놈이 되어서 생각하자.
대운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
“우팀장님 전화입니다.”
전화를 받았다.
“오검사님? 확실한 제보입니다. 아파트 단지 옥상입니다.”
“아파트?”
“먼저 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요원들이 잡을 겁니다.”
“어느 아파트?”
전화가 끊어졌다. 이 개자식이 또 사람 뒤통수를 치는구나. 대운을 돌아보았다.
“여기서 가까운 아파트 단지가 어디야?”
“길 건너에 내리 아파트 단지 말하십니까?”
“가자.”

우재준은 요원들과 함께 무장하고 특공대를 대동한 상태로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다. 경비원의 제보였다. 아파트 옥상에서 떠오르는 무인기를 보았다는 제보였다.
아파트 옥상이라는 곳은 평소에 올라갈 일이 없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이다.
제대로 찾은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까지의 엉성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단번에 만회할 수 있다. 경찰이나 검찰에 미안하지만, 특히 오검사에게 미안하지만 조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잡는다.
우재준은 경비가 알려준 아파트를 대상으로 둥그렇게 진을 치고 몰려갔다. 아직 아파트에서 나가지 못한 건 틀림없다. 왜냐하면 아파트 주변에도 경계를 세웠었고(물론 안쪽을 지킨 게 아니라 길목을 지킨 거지만) CCTV를 보아도 나간 흔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옥상에 숨어 있다면, 언제고 내려오겠지만 그걸 그대로 기다릴 마음은 없었다. 우재준은 요원들에게 특공대와 함께 옥상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하고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렸다.
초조하게 옥상을 올려다보는데, 현관 바깥 쪽의 경비실 문이 열렸다.
“우팀장님?”
뭐? 경비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놀라서 총을 뽑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퍽. 소리와 함께 이마에 충격이 왔다. 무언가 하얀 빛이 머릿속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느낌.
빈혈이 일어나듯 희미해지는 시야에서 경비가 싱긋 웃는 것 같았다. 자신의 심장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두진은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면서 차에서 뛰어내렸다. 대운과 진구도 급하게 뛰어내렸다. 어느 아파트 단지인지는 모르지만 가장 가까운 곳이어야 맞다. 특공대 차량이 세워져 있는 걸 보았다.
달려가다가 흠칫 놀라서 셋이 모두 멈춰 섰다. 차량의 특공대원이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있었다. 이마에 총상을 입은 게 보였다.
놀라서 일제히 총을 뽑아들고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그때, 여자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긴장해서 여자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현관 앞에 우재준이 쓰러져 있었다.
대운이 달려가서 우재준을 안아 일으켰다. 우재준은 실낱같은 숨을 쉬면서 축 늘어져 있었다. 의식은 없어 보였다.
옥상에서 아래로 특공대원들이 소리쳤다.
“리모컨 찾았습니다.”
두진은 돌아서면서 대운에게 소리쳤다.
“얼마 못 갔다.”
대운이 전화에 대고 떠들었다. 혼란스러웠다. 진구가 특공대원들에게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어느 방향일까. 특공대 차량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차량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이 상황에서 차량이 빠져나갈 수 있나?
돌아서서 거리를 바라보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는 걸 택했을까? 제보는 제대로 된 제보였다. 일부러 유인한 건 아니다. 그렇게 이상한 짓을 할 프리랜서가 아니니까.
진구가 소리쳤다.
“경비실 안에 경비가 있습니다.”
“죽었나?”
“살아 있습니다.”
경비가 비실비실 진구에게 부축되어서 나왔다.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얼굴 한쪽이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어눌해 보였다.
“제보한 분 맞아요?”
경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겁니까?”
“제보하고 궁금했지만 무서워서 옥상은 못 가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옥상을 경비실 앞에서 지켜보면서 누가 내려오나 보았지요. 그런데 갑자기 경비실 문이 열리면서…”
대운이 구급차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 우재준이 죽었지. 미운 인간이었지만, 죽을 것까지는 아닌데. 이거 죽음이 춤을 추는군.

구급차가 달려와서 우재준을 실었다. 경비는 구급차를 탈 정도는 아니어서, 일단 우재준만 실어서 보냈다. 특공대와 기동대가 모두 투입되어서 포위망을 넓혀나갔다.
두진은 그사이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 올라가서 보니, 리모컨이 두 개나 놓여 있었다. 리모컨을 집으려다가 그만두었다. 지문을 채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다시 놓치는 것은 아닌가. 어느 곳에서도 체포를 했다던가, 쫓는 중이라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제 와서 잡힐 리가 없지. 정말 프리랜서인 것은 맞나? 그마저도 오리무중이 아닌가.
담배가 피우고 싶었다. 담배를 피워 무는데, 전화가 왔다. 마리였다.
“잡았나?”
“마리예요. 구급차.”
“뭐?”
“구급차가 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우재준 팀장의 시신을 옮겼죠.”
마리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프리랜서가 함께 타고 있었어요. 운전기사 바로 옆에 말이에요.”
“그, 그게 무슨 소리요?”
마리의 설명은 간단했다.

구급차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는데, 경비 복장의 사내가 차를 세웠다. 당연히 아파트 경비가 안내하는 것으로 알고 섰는데, 총구가 들이대져서 운전기사는 꼼짝없이 제압을 당했다.
뒤에 타고 있던 구급대원들은 우재준을 실으면서도 앞의 운전석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몰랐다고 한다. 우재준을 싣고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병원에 도착했다. 우재준을 급하게 응급실로 싣고 들어갔다고 한다. 앞에는 운전기사 외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기사 말로는 프리랜서가 옆구리에 총을 겨눈 채로 있다가 우재준이 응급실로 들어간 다음, 머리를 맞고 혼절했다.

“검사님, 듣고 계시나요?”
“듣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이미 빠져나갔어요.”
“그렇군요.”
다리의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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