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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
부동산 거래에 익숙한 투자자들에게 집을 매매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해 보려는 초보 실수요자에게는 일생일대의 모험과도 같은 일이다. 너무 높은 집값에 놀라서 주춤대는 사이 관심을 가졌던 집은 시세가 올라서 다시는 쳐다보지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내가 집을 사면 집값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는 사이 어느새 집값이 슬그머니 올라 버린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남들은 쉽게 마련하는 내 집을 왜 나만 사지 못하는지 스스로 이해가 안 갈 때도 있을 것이다. 그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관심의 차이에 있다:
집을 쉽게 사고파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은 10년 이상이다.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지만 10년에 한 번 할 정도로 흔히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 거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택을 사고팔 때 부과되는 세금의 종류와 세율은 얼마나 되는지, 본인이 사려는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이나 지난 5년간 상승률이 어떻게 되는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집을 사기 직전에 임박해서야 주위에 집을 구매해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고작이다. 백화점에서의 쇼핑을 상상해 보라. 일 년에 한두 번 중요한 외출복을 사는 경우, 백화점 매장에 가서 눈에 띄는 첫 번째 옷을 바로 사는 사람은 없다. 몇십만 원짜리 옷 한 벌을 사는 데도 백화점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음 날 또 가고, 나중에는 세일을 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이때 평소에 윈도우 쇼핑을 즐겨 하던 사람은 선택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백화점 의류 매장에 있는 신상품에 대해 쏟는 정성의 절반만 부동산에 쏟는다면 자신의 집을 살 때 고수나 달인 소리를 들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너무 잘하려고 한다:
테니스나 골프 등 대부분의 운동을 시작하는 초보자가 겪는 공통점은 너무 잘하려다가 오히려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력에 비해서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몸이 굳어 버리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기저기서 들은 것이 많아서 교통도 좋아야 하고, 교육 환경도 좋아야 하고, 주거 환경도 좋은 곳을 찾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너무 눈이 높아져 버린 것이다. 모처럼 맘에 든 집을 찾았구나 싶으면 이번에는 가지고 있는 예산과 터무니없이 맞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 교통, 교육, 환경이라는 입지에 영향을 주는 3대 요소 중 한 개 정도가 빠지는 곳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곳을 고르는 차선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동네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라면 출퇴근에 어려움이 없으므로 꼭 교통이 편리한 곳이 아니어도 된다. 자녀가 없거나 신혼부부라면 교육 환경이 다소 떨어지는 곳이라도 본인들이 사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셋째, 지나치게 걱정이 많다:
우리나라 집값은 소득에 비해 비싼 편이다. 이렇다 보니 저축해 온 돈의 단위와 집값의 단위가 달라서 겁도 날 것이다. 그리고 수년간 알토란처럼 돈을 모아서 산 집이 ‘혹시 가격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신문을 봐도 집값이 빠질 것이라는 기사만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러다 차일피일 미루게 되면 전세 만기가 돌아오고, 돈을 더 모아서 2년 후에 살 거라며 내 집 마련 계획은 더 미루어진다. 물론 집값이 단기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집값이 떨어진다고 모든 사람이 집을 다 팔고 길거리에 나앉지는 않을 것이다.

넷째, 매수 타이밍을 잘 못 잡는다:
누구나 제일 싼 가격에 좋은 집을 사고자 한다. 문제는 제일 싼 가격이라는 것은 그 당시에는 알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지난달 3억 2,000만 원에 거래되었던 집을 본인이 3억 원에 샀다고 해서 그 가격이 최저가라고 장담을 못하는 것이다. 다음 달에 2억 9,000만 원에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보다는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제일 싼 가격에 사고자 하는 사람은 집값이 2억 9,000만 원까지 떨어진다 해도 내 집 마련을 못하는 것이다. 주택 가격 하락기에는 가격이 더 떨어질까 봐 못 사고, 주택 가격 상승기에는 지난번에 사려던 가격이 생각나서 못 사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식 격언에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말이 있다. 누구든 발바닥에 사서 머리 꼭대기에 팔고 싶지 않을까마는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욕심을 버리고 무릎에 산다는 생각으로 매매를 하다 보면 그것이 발바닥일 경우도 있는 법이다. 세상에는 나만 똑똑한 것이 아니다. 상대는 나보다 더 똑똑하다는 생각을 가질 때 합리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이든 투자 차원의 주택 매매든 거래의 첫걸음은 시장 가격을 인정하는 것이다. 현재 형성되어 있는 시장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서 힘의 균형을 이룬 것이다. 이 균형점이 위로 조정될 것인지 아니면 아래로 조정될 것인지는 그때 당시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 기준점마저 인정하지 않는다면 내 집 마련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다섯째, 전세 거래와 매매 거래를 착각한다:
전세 거래와 매매 거래는 어떤 집에 들어가서 산다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전셋집을 고르는 메커니즘과 집을 사는 메커니즘은 전혀 다르다. 전세는 본인이 살기 편한 곳을 고르면 되지만 매매는 다르다. 전세는 전세 만기 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있으므로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적다. 하지만 매매로 집을 샀을 경우는 누군가 그 집을 사주기 전까지 계속 보유해야 한다. 집값이 오르든 아니든 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를 고를 때는 본인의 입장만 생각하면 되지만, 매매를 할 때는 본인의 입장보다는 나중에 그 집을 팔아야 할 때 그 집을 사줄 잠재 매수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 집이 나중에 과연 팔릴까도 생각하고 매수하라는 것이다. 집값이 오르는 메커니즘은 의외로 굉장히 간단하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집을 사면 된다. 그러므로 이 집을 사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지역인지, 또 그 늘어나는 수요가 선호하는 조건의 집인지를 생각하고 사면 되는 것이다.

-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중에서
(아기곰 지음 / 아라크네 / 310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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