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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고객 경험을 주는 테슬라
기업계 역사의 뒤안길에는 거대 자동차 회사를 꿈꾸다가 스러져간 창업자들의 해골이 널려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 시대에 다른 어떤 신생 자동차 회사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했고, 전기자동차 시장의 선두주자 지위를 효과적으로 선점하고 있다. 비록 실리콘밸리의 부자들을 위한 럭셔리 자동차를 만드는 데 머물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에디슨처럼 선견지명이 있는 이 회사의 리더 일론 머스크는 제외하더라도 테슬라 자동차의 디자인과 디지털 제어 부문 혁신, 대규모 인프라 설비 투자 등을 종합해볼 때 테슬라가 현재의 특수한 틈새시장을 박차고 나와 일반 대중을 위한 대량생산에 주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테슬라의 첫 번째 자동차 모델S는 자동차업계의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쓸었다. 《모터 트렌드》는 유례없이 만장일치로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했으며 《컨슈머 리포츠》는 역대 최고 점수를 부여했다. 또 《카 앤 드라이버》는 ‘세기의 자동차’라며 찬사를 보냈고, 《톱 기어》는 ‘역대 가장 중요한 자동차’라고 평가했다. 2015년 이 자동차는 가격이 경쟁 자동차에 비해 두 배나 비쌌지만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플러그인 전기자동차였다.

테슬라를 자동차업계의 강자로 바꿔놓을 잠재력이 있는 자동차는 머지않아 거리에 모습을 드러낼 모델3다. 2016년 4월 모델 발표회를 하고 3만 5,000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이 차는 발표 한 주 만에 32만 5,000명이 예약했다. 예약자는 사전 예치금으로 1,000달러를 내야 하는데, 이처럼 사전 예치금 명목으로 3억 2,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회사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테슬라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거인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실제로 테슬라는 전통 자동차 회사들이 맞닥뜨린 시련과는 질적으로 다른 일련의 시련 앞에 서 있다. 우선 배터리 충전이나 자동차 수리와 관련해 방대한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 시장 배급망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지금 당장은 장애물로 보이지만 나중에는 경쟁자로부터 자사의 안전을 지켜주는 해자가 될 수도 있다.

테슬라 제품은 질적으로나 기술 혁신 면에서 다른 어떤 자동차보다 월등하다. 테슬라는 그저 그런 전기자동차가 아니라 여러 차원에서 보다 나은 자동차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모델3는 크고 사랑스러운 터치스크린 방식의 대시보드, 무선 방식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업계를 이끌어가는 자율주행 모드, 고객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디자인 등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회사 직영이 아닌 독립적인 대리점 방식을 채택해 자본을 적게 들이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러한 제3자 방식의 대리점 네트워크, 자동차가 출고된 뒤 개조나 성능을 높일 기회가 제한적인 점, 자동차를 가급적 빨리 처분하려는 자동차업계의 타성 등으로 인해 자동차 회사와 고객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었다.

사실 테슬라가 자동차업계에 일으킨 가장 혁명적인 변화는 전기 엔진이 아니라 바로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선 점이다. 테슬라는 기존에 없던 방식, 앞으로도 비용을 많이 들여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는 한 도저히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고객 경험을 통제한다. 혼을 불어넣는 듯한 일론 머스크의 제품 발표부터 직영 매장과 제품의 정기적인 무선 업데이트까지, 테슬라는 고객이 5~10만 달러를 내고 차량을 처음 구매하는 것은 그들이 테슬라와 여러 해 동안 맺을 관계의 출발점임을 잘 알고 있다. 만일 테슬라가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에도 고객지원 품질을 유지한다면 고객의 재구매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이것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스토리로 정착될 경우 궁극적으로 고객 경험을 한층 드높이게 되고, 이것은 다시 고객의 재구매를 유발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수익률이 9인 데 비해 포드와 GM의 주가수익률은 0.5도 채 되지 않는다. 2017년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포드의 시장 가치를 추월했다. 2016년 테슬라는 8만 대를 팔았고 포드는 670만 대를 팔았는데도 그랬다. 테슬라는 2010년 기업공개를 한 이후 정기적으로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최근에는 모델3 생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1억 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단 한 분기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머스크의 전망에 기꺼이 투자하고 그의 스토리를 산다.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머스크는 자동차 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전력 저장 산업도 뒤바꿔놓은 인물이다. 또한 그는 극초음속 기차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 자동차 소유주들은 자신의 구매 결정을 신성한 행위로 묘사하면서 테슬라가 수행하려 하는 ‘성스러운 임무’를 그 자동차의 특장점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 물론 테슬라는 자연을 찬미하는 히피 삼촌이 만들어낸 친환경 브랜드가 아니다. 테슬라는 사치품 브랜드인데 이 특성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다른 브랜드의 모든 전기자동차는 독일의 캐주얼화 브랜드 ‘버켄스탁’처럼 보이지만 테슬라는 이탈리아의 고급카 브랜드 ‘마세라티’같이 보인다. 다른 어떤 브랜드도 테슬라처럼 이런 식으로 자사 자동차를 사라고 말하지 못한다. “당신에게는 10만 달러짜리 자동차를 소유할 여유와 굉장한 취미가 있고 더구나 지구 환경까지 걱정한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테슬라는 소비자에게 “나는 정말 끝내주게 멋있으니까 너는 무조건 나와 데이트를 해야 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테슬라는 고객의 사타구니를 힘껏 걷어찰 능력을 애플보다 더 많이 갖추고 있다.

- 『플랫폼 제국의 미래』 중에서
(스콧 갤러웨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 448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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