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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조지 오웰은 코앞에 있는 것을 똑똑히 보려면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우리 코앞에 있다. 우리는 모두가 평면 TV를 소유하고 식료품을 배달시킬 수 있음에도, 지난 30년 동안 스트레스성 질환, 불안장애, 우울증 환자 수는 급증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대부분의 위기는 과거와 달리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실존적이고 정신적인 것이다. 물질과 기회가 너무나 많다 보니, 우리는 정작 어디에 신경을 쓸지 갈피를 못 잡는다.

그래서 우리에겐 신경 끄기가 필수다. 신경 끄기야말로 세상을 구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세상이 엉망진창이라는 것’과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세상은 여태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현재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알 수 있다. 그 덕분에 셀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부족하고,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의 내면을 갈가리 찢어놓는다. 지난 몇 년간 페이스북에서 800만 번이나 공유된 엉터리 ‘행복론’에는 공통적인 허점이 있다. 이런 개똥철학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는 점은 다음과 같다.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하려는 욕망 자체가 부정적인 경험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부정적인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긍정적인 경험이다. 철학자 앨런 와츠는 이것을 ‘역효과 법칙’이라고 불렀다. 이 법칙에 따르면, 기분을 끌어올리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불행해진다. 뭔가를 바라는 행위는 무엇보다 내가 그걸 갖지 못했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도 이와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애쓰지 마.”이다. 가치 있는 것을 얻으려면, 그에 따르는 부정적 경험을 극복해야 한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것에 신경을 썼다. 또한 많은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걸 바꿔 놓은 건 내가 신경 쓰지 않은 것들이었다. 당신 자신도 그저 한번 신경을 안 썼을 뿐인데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낸 적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 6주 만에 은행을 그만두고 인터넷 사업을 시작한 일이 나만의 ‘신경 끄기’ 명예의 전당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진 걸 거의 다 팔아치우고 남미로 떠나기로 했던 결정도 마찬가지다. 신경을 썼냐고? 아니, 그냥 그렇게 했을 뿐.

우리 삶을 결정하는 건 이런 무신경한 순간들이다. 자, 생각해보자. 당신은 언젠가 죽는다. 좀 뻔한 얘기지만 혹시나 당신이 깜빡했을까 봐 하는 말이다. 당신과 당신이 아는 모든 이가 곧 죽는다. 그리고 오늘과 그날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 당신이 쓸 수 있는 신경은 얼마 안 된다. 사실, 아주 적을 거다. 그러니 생각 없이 사사건건 신경 쓰며 돌아다니다가는 결국 험한 꼴을 당하고 말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경 끄기라는 말이, 어떤 일이 있어도 태연하고 무심한 태도, 즉 폭풍이 닥쳐도 견뎌내는 고요한 자세 따위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상상하고 열망하는 건 어떤 일에도 감정의 흔들림이 없으며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는 인간상이다. 감정이나 의미가 무언지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가 바로 사이코패스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 사이코패스를 따라가려는 건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기 신경 끄기 기술이 있다. 여기서 내가 전하는 말의 골자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기 생각에 집중해서 우선순위를 매길 것인가이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정교하게 다듬은 개인적 가치관에 기초해 자신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선별할 것인가를 정하는 거다. 이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평생을 연습하고 단련해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게다가 실패를 밥 먹듯이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해볼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투쟁이자 유일한 투쟁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 사사건건 신경 쓰다 보면, 나는 늘 평온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모든 것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어야 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건 병이다. 그리고 이것은 당신을 산 채로 잡아먹을 것이다. 당신은 모든 역경을 불평등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모든 도전을 실패로, 모든 불편을 개인적 모욕으로, 모든 의견 충돌을 배신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자신만의 좁다란 해골 지옥에 갇혀, 특권과 허세에 불타오르고, 지옥의 무한궤도에서 뱅뱅 돌며, 끊임없이 나아가지만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신경을 끈다는 건 삶에서 가장 무섭고 어려운 도전을 내려다보며 아무렇지 않게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 『신경 끄기의 기술』 중에서
(마크 맨슨 지음 / 갤리온 / 23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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