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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적정 거리, 여행이 나에게 주지 못하는 것

너와 나의 적정 거리


일교차가 심한 사막. 두 사람이 걷고 있다. 밤이 어둑해지자 삽시간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추위와 함께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쳐왔다. 마땅히 추위를 피할 공간조차 보이지 않아 그들은 급한 대로 구석진 곳을 찾아 서로를 감싸 안았다. 혼자서는 몸도 마음도 추웠지만, 함께라면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기에 좋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끝이 보이지 않던 칼바람도 잠잠해졌다. 따사로운 햇살과 바깥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에 둘은 잠에서 깨어났다. 추위가 한바탕 지나간 터라 온몸이 땀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그들은 익숙한 듯 눈을 털어내고 일어났다.

내 주변의 온도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어떤 날은 사람이 그립다가도, 어떤 날은 혼자가 되고 싶다. 서로 마음이 같으면 좋겠지만, 상대도 마음이 들쑥날쑥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번은 아주 긴 겨울을 보낸 적이 있었다. 다들 따스한데 나만 추웠다. 온기가 절실해 타인에게 쉽게 기대었다. 처음에는 상대도 그런 나를 따스하게 감싸주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차가웠던 걸까. 함께 있는 동안 우리가 따뜻해지기는커녕, 상대도 나로 인해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다. 미안함이 밀려와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쇼펜하우어는 책에서 ‘고슴도치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적정 거리를 찾아 모인다’고 말했다. 가까이 가자니 바늘에 찔릴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멀리 떨어지자니 춥다.

우리의 관계도 비슷하지 않을까. 상대에게 너무 많이 기대면, 그 무게가 버거울 수도 있다. 어쩌면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나에게 주지 못하는 것


스무 살이 되고부터 타국에서 3년을 살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각기 다른 지역으로 여섯 번이나 이사를 했다. 새로운 곳을 마주하는 기분은 언제나 여행지에 온 느낌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낯선 풍경, 익숙지 않은 길,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만, 두어 달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이 되어 무신경해진다.

어쩌면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한곳에 오랫동안 머물지 않는 것이 아닐까. 애초에 상영 시간이 정해진 한 편의 영화처럼, 장르를 골라 최대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장면들의 나열. 물론 여기에 적절한 낭만과 여운을 더하는 일도 빼먹지 않는다.

그러고 나면 세월이 흘러 빛바랜 사진 한 장을 꺼낸다. 이국적 풍경 속에 영화의 주인공처럼 서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새록새록 아련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대개 우리는 지긋지긋한 현실의 도피처를 찾아 나서거나, 모두 떠나니 왠지 나도 떠나야만 할 것 같아 여행을 간다. 하물며 단편적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좋았던 것만 기억한다.

헤밍웨이는 세상 어디를 가든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허무함은 배가 되는 것처럼.

타지에서의 생활이 길었던 탓에 고향 친구들이 나를 찾아 놀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듣는 말이 하나 있다.

“너는 여기에서 살아서 좋겠다.”

하지만 정작 나는,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별반 차이가 없었다. 사람이 제각기 성격이 다르듯, 지역마다 특색과 고유한 매력이 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살았던 곳과의 이별은 늘 아쉬웠다. 무엇보다 함께 지내온 사람들과 기약 없는 만남을 약속하고 떠나야 하는 일이 힘들었다. 어떤 때에는 뒤돌아보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인사를 뒤로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적도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긴 여행이다.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렇기에 지금 머무르고 있는 이곳이 하나의 여행지일 수도 있다.

방방곡곡 세상을 탐방하기 전에
자신이 사는 곳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가는 일이 먼저가 아닐까.

- 『익숙해질 때』 중에서
(투에고 지음 / 자화상 / 256쪽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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