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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하나님의 흔드심
욥기 전체 내용을 이해하려면 우선 욥기 1장을 잘 읽어야 합니다. 욥기 1장은 욥기 이해에 중요한 전제를 알려줍니다. 즉, 욥은 그가 받는 고난과 형벌에 대해 아무런 이유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우스 땅에 욥이라 이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욥기 1장 1절)

마지막 42장도 중요합니다. 결론에서 결국 욥이 두 배로 복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욥에게 준 답은 이것입니다. 그에게 모든 창조 세계를 보여 주시면서 ‘너는 저 창조물과 다르다. 지금 내가 너에게 보여 주는 저 모든 것과 너는 다르다. 너는 내 옆에 있는 자다’라고 하십니다.

욥기는 1장 후반부터 욥이 여러 어려움과 고난과 재난을 겪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런 힘든 과정이 이어져 42장에 가서야 결론에 이릅니다. 욥이 하나님이 마련하신 자리까지 가기 위해 긴 과정이 필요했듯이, 우리도 하나님이 주시려는 그 자리에 가기 위해 동일한 과정을 꼭 통과해야 합니다. 이 길은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이렇게 대략적인 큰 그림을 가지고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들에게 복 주기 위해 어떤 과정을 요구하시는가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면, 욥기는 어떤 사람이 괜히 고생한 이야기에 불과해집니다.

욥기는 하늘에서 열린 회의에 사탄이 들어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사탄에게 묻습니다. “너는 왜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냐?” 너는 왜 그렇게 내 통치를 누리지 못하고 만족하지도 순종하지도 않고, 발 벗고 나서서 휘젓고 다니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욥을 봐라”로 이어집니다. 사탄이 대답합니다. “욥이 까닭 없이 잘하겠습니까? 하나님이 잘해 주시니까 잘하죠.” 이 대답 속에는 ‘내가 괜히 그러겠습니까? 하나님이 제 마음에 안 들게 구셔서 그렇죠’ 하는 반항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사탄이 말합니다. “욥을 쳐 보십시오.”

하나님은 사탄에게 그 조건을 제거해 보라고 하십니다. 여기에서 ‘그 조건’은 사탄이 불만으로 생각하고, 자기에게도 주었더라면 만족했을 조건을 말합니다. 욥기에서 하나님이 제거한 것은 하나님 쪽에서 볼 때는 조건이 아니지만 사탄에게나 욥에게는 조건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에 닥치게 되는 재난에 대한 욥의 반응에서 보듯이 말입니다.

하나님은 조건으로 삼지 않으시는데 우리는 조건으로 삼은 것들 때문에 재난이 있습니다. 이 재난을 통과해야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이 아닌,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조건에 의해 성립된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이 깨달음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을 채우기에 바빠집니다.

1장 10절에 ‘주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울타리로 두르심 때문이 아니니이까’ 하는 사탄의 말에서 울타리로 둘렀다는 표현은 사탄의 이해 범주를 보여 줍니다. 즉, 하나님이, 욥이 가진 이해의 범주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뒤집어 보면 사탄은 하나님을 향해 “제게는 하나님이 그 울타리를 만족시키지 못하셨습니다.” 하고 불평하는 셈입니다.

욥기를 이해하다 보면 우리의 이해 범주도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의 이해 범주가 만족되지 못할 때, 우리는 사탄처럼 불평할 수도 있고, 욥처럼 고백할 수도 있습니다. 욥은 고통스런 불평 속에서 진정한 이해의 범주, 즉 자신의 범주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이해 범주와 통치의 깊이를 깨닫고 고백합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기 23장 10절)


그러나 그 불평이 자기의 욕심을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한 불평에 불과하다면 그는 사탄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것은 누구든 선택의 여지없이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이 이야기를 로마서 5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로마서 5:1-4)


이미 일어난 것과 장차 우리가 받을 것 사이가 현재인데, 이 현재를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환난이 인내를 만들고, 인내가 연단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이해 범주를 깨고, ‘까닭 없이’라고 제기한 사탄의 고소의 근거를 깨고, 오직 하나님의 뜻과 넘치는 지혜 안으로 인도함을 받게 되는 소망을 이루는 줄 알기 때문입니다.

- 『박영선의 욥기 설교』 중에서
(박영선 지음 / 무근검(남포교회출판부) / 516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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