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빅테크가 주목하는 회사, ARM
최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영국의 마이크로칩 설계 회사 ARM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ARM은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 설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그 쓰임새가 데이터센터, 자동차, 인공지능으로 확대되면서 모든 빅테크가 주목하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 등이 로열티를 내고 ARM의 지식자산을 사용하는, ‘팹리스 중의 팹리스’라고 할 수 있다.

ARM 경쟁 보다는 협력을 택하다
반도체 칩의 이면에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설계도가 필요한데, ARM은 이 핵심 설계 기술을 가지고 있다. ARM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하기보다는 설계의 기본 구성요소를 지식재산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이제 무언가 특화된 마이크로칩을 개발하려는 업체들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ARM의 설계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ARM이 제공하는 저전력 설계 덕분에 휴대전화의 배터리 사이즈가 줄어들고,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시대가 가능해졌다. 오늘날 ARM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점점 더 많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프로세서는 거의 100% ARM 설계 기반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슈퍼컴퓨터, 아마존 웹서비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ARM 기반 칩을 장착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ARM은 경쟁보다는 모두와 협력함으로써 광범위한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보급되는 기기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독점 기술이 지배적인 세상에서 ARM은 자신들의 설계도가 회사 밖에서도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느슨하게 풀어놓았다. 그리고 1,000개 이상의 파트너사와 협력해 기반 기술을 초소형 센서부터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확산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ARM을 320억 달러(약 33조 원)에 인수해 90%의 지분을 보유했다. 그리고 2023년 9월 ARM은 나스닥에 역대 17번째 큰 규모로 상장했다. 최근 위워크의 파산을 비롯하여 잇따른 투자 실패로 자택까지 담보로 잡혔던 손 회장이 ARM의 주가 급등으로 기사회생했다고 전해진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