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20세기 세계사에서 전무후무한 독재 체제를 수립했던 히틀러의 독일과 스탈린의 소련을 시작부터 끝까지 밀착해 보여주는 독보적인 비교사이자 두 독재자의 정치적 전기「독재자들」(리처드 오버리 지음, 조행복 옮김)이 교양인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제3제국 연구로 이름을 알린 역사학자 리처드 오버리가 쓴 이 책은 독재 탄생의 역사적ㆍ사회적 배경에서부터 개인숭배, 대중 선동, 국가 테러, 총력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층위를 샅샅이 해부하고 있습니다.

1949년 6월 26일 백범 선생이 서거하는 날까지 만 4년 반 동안 선생의 비서로 선생을 곁에서 보필한 선우진의 회고록「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선우진 지음)이 푸른역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민간인 살해범, 테러범, 대한민국의 건국에 참여하지 않은 인물 백범이 아니라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전 인생을 바친 독립운동가 백범을 그려낸 이 책은 범부이기를 바랐던 인간 백범의 면면이 해방 전후의 모습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 및 순환 과정의 분석을 통해 미국 세계헤게모니 시기인 ‘장기 20세기’를 분석한「장기 20세기」(조반니 아리기 지음, 백승욱 옮김)가 그린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3세기부터 현재까지의 자본주의 역사를 체계적 축적 순환 과정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미국의 세기, 즉 ‘장기 20세기’의 시작과 몰락, 그리고 다음 세기로의 이행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세련되지만 담담한 문체로 일상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 온 중견 소설가 서하진의 새 소설집「착한 가족」(서하진 지음)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감정 없이 암에 걸린 엄마-아내를, 신출내기 소설가를, 바람피우는 아빠의 딸을, 병에 걸린 한의사의 궤적을 따라감으로서 그들이 맺고 있는 사회 속 관계와 소통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루이스와 클라크의 863일간 8천 마일의 대장정 이야기를 담은「불굴의 용기」(스티븐 앰브로스 지음, 박중서 옮김)가 뜨인돌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2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초창기 미국사를 다루는 이 책은 863일간 8천 마일이라는 대장정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세계 역사를 바꿔 놓은, 이른바 초강대국 미국의 기틀을 만들어낸 모험담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전환점을 맞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에 관해 이야기한「대한민국 국가 전략」(21세기북스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자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인 이 책의 저자 박세일은 세계의 변화상을 잘 포착해 국가이익을 최대화하는 세계전략, 철학과 전략을 통해 살펴보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선진화 혁명과 선진화를 위한 10가지 국가과제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소설가의 감성을 발휘하여 튜링의 세계와 특출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인간적인 면에 대한 시각을 잃지 않으면서 그의 업적과 귀결을 우아하게 파헤친「너무 많이 알았던 사람」(승산刊), ‘십이지’에 해당하는 동물들, 즉 쥐나 소, 호랑이, 토끼 등에 관해 예로부터 전해져오는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 등 여러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모아 놓은「십이지 이야기」(바오刊),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붕괴, 고용대란의 위협, 시장주의의 세계적 실패 등을 소개하고, 신자유주의 금융 시스템도 해부한「신자유주의 이후의 한국경제」(시대의창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과학자의 눈으로 동이족의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 측의 의도를 비판한「과학으로 찾은 고조선」(글로연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중국을 수십 차례 드나들며 고조선 역사의 진실을 자세하게 파고든 과학자 이종호 박사는 이 책에서 그동안 우리의 주위에서 벌어졌던 고조선 역사 논란의 대상과 한민족의 근거지로 알려진 고대 국가의 근원을 과학자의 눈으로 확인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