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독서중”… 23일 세계 책의 날

[국민일보 2006-04-21 18:49]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독서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다. 책읽기 붐은 학교뿐 아니라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까지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

경기도 초등학교의 94%에 해당하는 980개교가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대구에서 처음 시작된 이 운동은 오전 수업 시작 전 10분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는 것. 대구지역은 1년 만에 전체 초·중·고교가 동참했으며 서울 경기 충남 광주 등 일부 학교에서도 이 운동에 합세했다.

1988년 일본에서 시작된 이 운동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한상수 아침독서운동본부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논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학교마다 책읽기에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에서도 책읽기 바람은 거세다. CEO가 책을 추천하고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후지필름이나 삼성중공업 등 전사적인 독서캠페인을 벌이는 곳도 있다. 신간 정보를 알려주고 책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북코스모스는 현재 180여명의 단체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포항제철 대한항공 SK텔레콤 등 100여개 기업체가 이 서비스에 가입했고,국무조정실 등 정부 부처와 김해시 서산시 등 지자체들도 주요 회원들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 직원의 70% 이상이 북코스모스의 도서요약 서비스를 받아보고 있다. 싸이월드에 개설된 ‘직장인을 위한 책읽기’ 클럽 회원은 4000여명이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는 “기업 회원 연회비가 6년 전 사업을 시작할 당시 100만원에서 현재 2000만원으로 올랐으나 매년 20∼30개 기업이 새로 가입하고 있으며 재계약률도 90%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책을 통해 기업 방향과 전략,아이디어를 얻기 때문에 21세기 기업들에 책읽기는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 역시 책읽기로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지자체 혁신사례의 모범으로 평가되는 전북 장수군의 경우 그 바탕에 아침 공부가 있었다. 부산시는 지난 1월 ‘세계는 평평하다’는 책을 주제로 초청강연회를 열었고 서울 마포구는 ‘직원들이 읽어야 할 책 100선’을 선정하고 안내책자까지 만들었다. 강남구의 전자도서관 설립이나 성남시의 책테마파크 개장,어린이도서관 설립 등도 책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독서캠페인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나 출판단체,시민단체들이 주도하던 독서캠페인에 포털업체들이 가세했다. 네이버는 한국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인회의 등과 공동으로 연중 독서운동 ‘책읽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를 시작한다. 인터파크도 사랑의 열매와 함께 ‘책은 사랑입니다’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작은 도서관 만들기운동을 시작했다.

아름다운가게는 ‘화장실에 책꽂이를!’ ‘달리는 철마에서 당신만의 세상이 열린다!’ ‘지식의 수면제,3페이지!’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독서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