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코스모스(www.bookcosmos.com)란 회사 이름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도 인터넷서점쯤으로 오해하는 고객이 있다고 한다. 최종옥(50) 사장이 내민 회사소개서에는 '독서문화 기반 조성을 위한 독서경영 컨설팅 기업'이란 문구가 들어 있다.

아마도 북코스모스를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가장 쉬운 길은 '도서요약 서비스 제공회사' 정도가 되겠다. 2000년 회사 창업 당시 최 사장은 "주변에서 '이런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샀는데, 실제는 다른 내용이어서 황당했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들은 게 결국 사업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전문 필자들이 책의 핵심을 담은 요약글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여전히 북코스모스의 기본서비스다. 하지만 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고객층을 넓히면서 독서경영과 사내 독서문화 기반 조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이 사업영역에 포함됐다. 대표적인 것들이 기업 인트라넷에 전자도서관 구축, 독서성향 분석을 통한 맞춤도서 추천, 북 세미나와 저자 강연, 회원에 대한 온·오프라인 서점 특별할인 등이다. 최근에는 부모들을 위한 어린이 독서 지도교실, 특목고 대비 동영상과 수능 대비 도서 추천, 어학 프로그램 등 독서하고 공부하는 가정 분위기 조성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10여년 전부터 온누리교회에 출석해온 최 사장에게 북코스모스는 자신과 직원들의 생계를 위한 기업이라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그의 비전은 '행복한 책 세상의 등대지기'라는 말에 집약돼 있다. 등대가 캄캄한 바다에서 표류하는 배들에게 빛을 발해 길을 인도하듯,책 세상의 등대지기로 독자들을 빛으로 인도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설립을 결심하고 새벽기도에 나가 기도하던 중 도서 요약본 사업 구상을 떠올렸고, 상호를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국 기도 중에 '책의 세계에 질서를 잡는다'는 뜻이 담긴 북코스모스를 생각하게 됐죠. 이후에도 아내나 저의 기도를 통해 여러 가지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북코스모스의 탄생은 저의 의지가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습니다."

그는 북코스모스가 내는 도서 소개잡지인 '포 뷰티풀 리더스'나 홈페이지 도서 서비스 등에 기독교 서적을 가능하면 자주 소개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한때 '왜 기독교 서적만 많이 소개하느냐'는 항의를 받곤 했다고 웃었다.

서강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과정을 마친 최 사장은 학부시절부터 경제·경영 관련 외국도서를 번역해온 전문번역가이기도 하다. '유럽제국주의 경제학' '새클턴의 파워 리더십' '마켓 리더의 조건' '리눅스 혁명과 레드헷' 등이 최 사장이 번역한 책들이다. 북코스모스의 도서 서비스에서 리더십과 기업경영 흐름에 대한 항목이 두드러지는 것은 젊은 시절부터 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온 것과 연관이 있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리더십을 가장 닮고 싶고, 우리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처음에는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한 합리성의 추구가 가장 효율적인 리더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논리가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구성원들이 서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지 않는다면 조직은 표류할 수밖에 없음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예수님의 서번트 리더십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준 예수님처럼 구성원들을 섬기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죠."

그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지금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하고 자문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명분을 따르더라도, 실리를 따르더라도 해답이 보이지 않을 때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에 따라 예수님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