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찬 지음/더난출판사/196쪽/9,000원)

1970년대 수출이야말로 우리나라가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여겨졌고, 1977년 연간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뉴스에 온 국민이 크게 고무되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연간 수출액은 30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고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현재 70%를 넘나들고 있다. 세계화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FTA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온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여전히 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1977년 당시 재계의 신화로 일컬어졌던 율산실업에 입사하여 수출 전선에 뛰어들었고 현재 무역업체 유선무역의 대표로 일하고 있는 이기찬 대표는 오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저술한 『세계시장에 나를 팔아라』를 통해 무역이야말로 매력적인 일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무역이란 한 마디로 남이 만들어 놓은 제품을 파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역의 개념을 확대해보면 세계는 넓고 팔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다른 국가에 팔 수도 있습니다. 무역을 하게 되면 세계를 무대로 자유롭게 다니며 세계 곳곳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무역이야말로 정말 매력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년간 무역 현장을 누빈 베테랑 무역상인 이 대표는 무역은 결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무역을 하기 위해서는 무역 실무를 전문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무역 실무란 지극히 간단한 형식에 불과합니다. 무역이란 결국 외국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무역 실무보다는 오히려 기본적인 외국어 실력을 갖추고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무역을 하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오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이 대표는 무역을 잘 하기 위한 비법은 결코 없다고 강조하며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인내와 정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역을 하는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조급하게 성과를 얻기를 기대하는 데 사실 무역은 농사를 짓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농부가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는 씨를 뿌리고 가꾸며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듯이 무역 또한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또 한 가지는 항상 솔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외국사람들과 협상을 할 때 어떻게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없는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은폐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 쉬운데 정직하지 못하면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무역이란 외국에 있는 상대와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믿음입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그 동안 무역에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들을 완화 또는 철폐한 덕분에 무역을 위한 환경은 잘 조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2000년 1월 1일부터 무역 관련 모든 규제가 철폐되어 무역을 하고 싶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수출보험, 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지원제도들도 잘 완비되어 있고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무역 환경은 더할 나위없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현재 대학이나 관련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무역 실무 교육이 지나치게 이론 중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현장 실무 위주의 살아 있는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세계화의 물결과 함께 국가간 제품과 서비스의 교역은 더욱 활발해지고 경쟁력이 없는 분야는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흐름을 인식하고 무역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소망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