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관 지음/느낌이있는책/221쪽/10,000원)

오랫동안 유교사상의 지배를 받아오고 유난히도 한(恨)이 많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머와 웃음에 인색한 편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각박한 현실에 찌들려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웃음은 직장과 가정에서 우리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주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활력소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유머와 웃음의 효과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고 있고 기업들도 유머가 경쟁력 강화의 주요 원천임을 깨닫고 ‘펀(Fun)경영’을 도입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고품격 유머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좋은 소재와 사례들을 발굴하는 노력과 그것들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도서유통전문업체 북센의 전략구매본부장인 유해관씨가 저술한 『리더의 가치를 높이는 고품격 CEO 유머』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유머가 갖는 의미와 효과를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유머를 구사하기 위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유머는 일시적인 기분이 아니라 세계관이자 삶의 철학입니다. 유머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긴장을 풀고 상대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이 유머의 시작입니다.”

특히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기업이나 조직에 있어서 리더들의 품격 높은 유머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일할 맛 나는 직장으로 만들어 결국 조직의 성공을 가져다 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CEO 허브 켈러허는 펀 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연 평균 10∼15%의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냈다. “펀 경영은 CEO의 웃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펀 경영 기업들의 성과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의 성패는 리더들의 성향에 따라 좌우됩니다. 리더들의 유형을 보면 크게 감자형 리더와 고구마형 리더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감자형 리더는 감자처럼 희고 둥글둥글하여 늘 당당하고 유연합니다. 반면 고구마형 리더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긴장된 분위기를 더욱 경직되게 합니다. 고구마형 리더가 있는 기업은 겉으로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직원들은 억지로 일하거나 마지못해 명령에 따르곤 하지요.”

물론 오랫동안 웃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지 않거나 선천적으로 웃음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누구든지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웃음을 생활화할 수 있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웃음을 전파할 수 있다고 유 본부장은 강조한다. “미국에서 웃음 전도사로 알려져 있는 재미기업가 진수테리의 삶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수테리는 회사에서 7년을 근무하다가 어느 날 아침 해고통지를 받았습니다. 해고 사유는 얼굴에 미소가 없어 아랫사람들이 그녀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진수테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억지로 웃으면서 얼굴 표정을 만들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유머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웃다보니 결국 성공한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유본부장은 유머와 웃음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은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하루의 시작을 유머로 시작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치질을 하다가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도 하고, 사전에 좋은 유머 소재를 준비하고 연습해야만 웃음과 유머를 생활화 할 수 있습니다.”

링컨이나 처칠의 경우에서 보듯이 리더의 자리에 있다보면 때로는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직면하기도 하는데 평소에 유머 감각을 잘 개발해놓았다면 유머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고 곤란한 상황을 잘 극복할 수도 있다. 최근 유머의 중요성을 보여주듯이 다양한 형태의 유머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데 이 책은 특히 품격 높은 유머 소재와 사례들을 담고 있어 유머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