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지음/삼성경제연구소/131쪽/5,000원)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부가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은 오랫동안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며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서 역할을 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노출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거나 조정하기 위해 정부는 많게든 적게든 시장에 개입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정책의 예에서 보듯이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왜곡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경희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자 국내 신자유주의 대표학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는 안재욱 교수는 최근 저술한 ‘얽힌 실타래는 당기지 않는다’에서 모든 일이 순리를 따를 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듯이 경제 역시 순리를 따라야 하며 시장경제야말로 경제의 순리라고 역설한다. “시장은 서로 이해를 달리하는 수많은 참여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와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윤과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유롭게 경쟁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때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과 가격이 일으키는 기적에 의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유재산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윤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는 시장경제의 근간이자 경제의 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가 희소한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시장경제는 부익부 빈익빈체제라거나 비도덕적이라며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시장에 빈번히 개입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시장의 실패에 대한 주장들 대부분은 오해라고 말한다. “시장경제가 부익부 빈익빈 체제라는 오해로 인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분배 정책을 실시한다면 경제 전체의 생산이 감소하여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그렇게 되면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서민층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됩니다. 소위 시장은 불완전하다는 전제하에서 정부가 개입하면 할수록 시장 기능은 왜곡되고 결국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시장의 기능을 믿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한 국가들은 번영했던 반면 시장경제를 외면했던 사회주의 국가들은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시장실패를 강조하며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는 견해에 대해 저자는 시장실패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완전경쟁시장과의 비교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완전경쟁시장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장입니다. 현실의 시장 작동을 현실에서 불가능한 완전한 상태와 비교하면 언제나 문제점, 즉 ‘시장실패’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비교는 잘못된 것입니다. 비교는 현실에서 존재 가능한 것끼리 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장은 ‘정부의 간섭을 받는 시장’과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시장’입니다. 정부가 간섭하면 정부실패‘가 일어납니다. 시장이 불완전하다고 해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프리드만이 주장한 바와 같이 시장실패를 정부실패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불완전한 시장은 만족스러운 것이며 불완전한 정부보다는 낫다는 것이죠.”

시장이 활발하게 작동할수록 경제가 발전한다. 따라서 저자는 정부가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사유재산권과 자유경쟁 보장 및 화폐가치 안정 등을 통해 시장을 보호하고 노약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제도 등을 통해 시장을 보조함으로써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