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뿌려 내수 붕괴를 막는다

최근 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70%에게만 지급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의 안 대로 하자면 약 13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수가 무너지는 것을 막는 것이 뒤늦게 외양간을 고치는 것보다 낫다”며 한 마디로 돈을 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돈을 뿌리면 내수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가 답이다

금융 전문가인 프란시스 코폴라가 저술한『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는 여기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당면한 경제 위기에 대해 ‘헬리콥터 머니’를 제공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처럼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상상해보자. 사람들은 길거리로 나와 돈을 주워 상인들로부터 음식과 음료수를 살 것이다. 가게들은 물량을 더 가져오고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할 것이다. 우리는 돈을 먹을 수 없지만 돈으로 먹을 것과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 추가적인 돈은 우리에게 더 많은 구매력을 주며 그 구매력은 기업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헬리콥터 머니’이다.

그 동안 경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세계 각국은 양적 완화를 통해서 경제 회복을 도모해왔다. 양적 완화는 미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이 제안했던 ‘헬리콥터 머니’에 이론적 기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양적 완화는 은행을 구제하고 자산시장을 되살리는 데 그쳤다. 실제로 2008년 금융 위기에 직면하자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돈을 찍어내 상업은행들로부터 국채, 주택담보증권, 기업의 주식과 채권 등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공급했다. 하지만 돈은 그것을 절실하게 원하는 곳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금융 자산을 소유하고 있던 부자들은 자산을 판 돈으로 다시 다른 자산에 투자했다. 그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주가는 고점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 자산 거품을 불러 일으켰다.

이 때문에 이제 국민들에게 돈을 직접 나누어주어 실물 경제로 돈이 흘러들어가게 하는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대두되고 있다. 그들은 그 동안 경제 위기 때마다 돈을 은행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나눠주어서 소비에 지출하도록 하고, 소상공인에게 주어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도록 했다면 현재의 그림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로 인해 세상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듯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과거처럼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가 아닌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대두된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의 실질적인 방안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프란시스 코폴라 지음
미래를소유한사람들 / 2020년 4월 / 212쪽 / 12,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