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 선교사가 어느 대감에게 비누 한 궤짝을 선물했다.
대감은 그 비누를 손님들에게 한 개씩 나눠 주었다.
그러자 아첨꾼들은 물을 떠다 손을 씻으면서 비누가 정말 좋다며
수선을 떨었다.

"대감, 기가 막히게 때가 잘 지는군요. 허허."

그런 그들의 아첨이 비위에 거슬렸는지
이상재는 비누를 칼로 썰더니 으적으적 씹어 먹었다.
그 모습을 본 대감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이 사람아, 그건 과자가 아니라 때를 씻는 비누란 말일세."

그러자 이상재는 태연히 대답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비누로 얼굴에 묻은 때를 씻으시겠지만,
저는 뱃속의 때를 벗겨 내려고 이걸 먹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