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4년 어느 날, 디킨즈의 집 앞에 마차 한 대가 멈춰 서더니
온화하게 생긴 40대의 외국인이 내렸다.

"선생님, 먼 길 오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손님보다 일곱 살 아래인 주인과 온 가족들은 그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그 손님은 바로 유명한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이었다.
그런데 안데르센은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장화를 벗더니
그 속에 깊이 감춰둔 시계와 지갑을 꺼내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디킨즈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안데르센이 얼른 대답했다.

"요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려면 '날쌘돌이 다저'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소문이 들리길래, 내가 목숨처럼 아끼는 물건들을
장화 속에 숨겨서 갖고 왔지요."

그 말에 디킨즈와 식구들은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 '날쌘돌이 다저'는 디킨즈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에 나오는 소매치기의
이름이다. 디킨즈의 초대를 받은 안데르센은 그 이름을 이용해 자기도
디킨즈의 애독자라는 걸 알려주려 했던 것이다.

-출처 : 성공하는 사람들의 유머테크 / 리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