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의 한 부유한 가정의 부부는 자녀들에게 '섬김'이 무엇인지 가르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었다. 그 집 아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거의 다 가질 수 있었다. 자신들의 필요가 아무 어려움 없이 채워지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섬긴다'는 것은 마치 중세 또는 혹성에서나 있는 일처럼 여겨졌다.

그 가정의 아버지는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전혀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결정하고는 추수감사절 휴가가 시작되기 한 일주일쯤 전에 아이들에게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뭔가 좀 색다른 일을 하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사춘기 아이들은 그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보통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면 그건 바하마에서의 패러글라이딩 같은 상당히 이색적인 일을 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달랐다. 아버지는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저녁 식사를 마련해 가지고 집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을 찾아가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우리가 뭘 한다구요?" "아빠, 왜 그러세요. 장난치시는 거죠? 맞죠? 장난이라고 빨리 말씀하세요." 아이들은 너나없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장난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완강한 고집 때문에 아이들은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아버지가 '이상해지셨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친구들이 알게 되면 어쩔 것인가? 그 날은 그들 중 누구도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가족 전체가 함께한 시간 중에서 그날 그 시간보다 더 좋았던 적은 없다고 모두 입을 모을 만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열심히 부엌일을 했고, 칠면조와 양념을 접시에 담고, 호박으로 만든 파이를 썰고, 쉴 새 없이 잔을 채웠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놀아 주었고, 노인들이 들려주는 오래 전 추수감사절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버지는 아이들의 모습에 매우 흡족해했다. 그러나 몇 주 후 아이들이 청해올 일에 대해서는 아버지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빠, 다시 그곳에 가서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저녁 만찬을 대접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아이들이 기대했던 대로 추수감사절 때 사귀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났다. 그들은 특별히 한 가난한 가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식사를 기다리고 있는 그 가족들을 다시 보자 모두 얼굴이 환해졌다. 이후로도 두 가정은 지속적으로 만나오고 있다. 응석만 부리던 사춘기 아이들은 달라스의 한 가난한 가정을 섬기기 위해 기꺼이 소매를 걷어붙인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이 가정에는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뭔가 변화가 있었다. 아이들은 더 이상 무엇이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 했다. 부모들은 그들이 더욱 진지해졌고 더욱 믿음직해졌음을 발견했다. 사실 그건 좀 늦은 시작이었다. 그러나 중요하고 분명한 것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었다.


- <내 인생을 바꾼 100가지 이야기>(앨리스 그레이 편저, 두란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