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코스모스

책읽는 공무원이 아름답다

박홍섭(63) 마포구청장은 마포에서 5대째 대대로 살아온 마포 토박이로 누구보다 마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마포에서 태어나 평생을 마포토박이로 살아오면서 마포사랑·마포발전의 꿈을 펼치기 위해 지난 2002년 7월 1일부터 마포구청장으로써 40만 구민의 삶의 질 향상과 복리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민선3기 구정을 맡으면서 "풍요롭고 살맛 나는 새 마포 건설"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마음으로 느끼는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고장, 서울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마포,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푸르른 환경도시 등 분야별 역점사업을 중심으로 전 행정력을 결집하여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양화나루·잠두봉 유적 활성화, 용산선 철로 지하화 추진 등 지역의 입지조건에 맞는 각종 정책을 개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공무원은 최일선 갈등 조정자,
독서와 토론으로 공무원 협상력 높인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지역환경을 관리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던 일반행정 중심의 역할에서 협상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로 공무원의 위치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방화 시대를 맞아 갈등조정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은 지방공무원의 업무수행능력 가운데 갖추어야 할 필수항목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깊이 있는 지식과 폭넓은 교양을 얻는데 독서이상 좋은 방법이 있을까. 여기 심상치 않은 독서바람을 몰고 오는 한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서울시 마포구 박홍섭 구청장은 공무원의 중재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와 토론문화가 기본 바탕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한다. 박 구청장은 공무원이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며, 독서운동과 해외여행의 기회를 확대해서 지방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 구청장은 미래사회를 문화콘텐츠산업과 지식정보화산업이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가장 기초작업으로 독서를 꼽는다. 독서를 통한 토론만이 수많은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상생의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있는 것이다.

직원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마포구의 독서운동은 체계적인 제도 하에 진행되고 있다. 구는 먼저 올해를 ‘마포구 공무원 책읽기 원년’으로 선포하고 올해 읽어야 할 필독도서 100선을 발굴해 소책자를 발간했다. 전문가 추천단과 직원들의 여론 조사를 통해 발굴·선정된 "2005년 한 해 읽어야 할 필독도서 100선"에는 『체 게바라 평전』과 『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 인문·사회·경영·과학·소설 등 각 분야의 대표적인 필독서가 망라되어 있다.

또한 매달 15권 내외의 "이달의 책"을 선정하여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장하며. 청사 내에 마련된 책 나눔의 공간에서는 직원들끼리 책을 돌려보는 북크로싱 운동(Book Crossing)도 펼쳐지고 있다. 전자결재시스템에 직원 독후감마당을 개설, 매달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제출하고 직원들이 책에 대한 느낌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다독자와 우수 독후감 제출 직원을 선발해 시상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 4월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여 평소 책을 많이 읽은 직원에게 직접 구 역점 추진사업인 양화진 성지화 사업과 관련된 셔우드 홀의 일생을 다룬 『조선회상』과 사탕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직원 상호간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여러 직원들의 추천도서로 꼽힌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를 전직원과 함께 읽기도 했다. 직원들의 독서운동 소식을 듣고 몸소 책을 가지고 오셔서 기증을 해주시는 구민들도 있었다하니 마포구 독서운동의 영향이 이제 구민들의 생활 속으로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듯 하다.

"독서운동은 하루 이틀 전개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재임하는 동안 꾸준히 독서운동을 전개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울러 책을 열심히 읽고 지식과 소양을 쌓아 가는 사람이 우대 받고 인정받는 직장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독서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며, 더 나아가 지금 실시하고 있는 직원 독서운동을 앞으로 학교와 주민단체 등과 힘을 합쳐 범 구민 독서운동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라는 박 구청장의 말에서 마포구청의 캐치프레이즈인 "책 읽는 마포! 독서 으뜸구 마포!"가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마포구는 내년부터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의 지역사회 문화운동 프로그램인 "북스타트 운동"을 도입할 예정이며, "서울 와우 북페스티벌" 등의 문화콘텐츠 사업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그래서일까.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더욱 왕성하게 펼쳐질 마포구의 문화사업계획을 들으니 물질적 풍요로움은 다소 미약할지 모르지만 그 어느 구보다도 품격있고 품위있는 자치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박 구청장의 말이 더욱 진실하게 와 닿는다.

* 박홍섭 구청장은 인상깊게 읽은 책으로 『광장』(최인훈), 『법의 문제』(몽테스키외), 『조선회상』(셔우드 홀), 『2010 트렌드』(LG경제연구원)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