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작은 일상용품에서부터 값비싸고 규모가 큰 제품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수많은 상품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동일한 기능과 품질을 갖는 상품들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고 더 선호한다. 그렇다면 특정 브랜드가 고객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인트루이스대학교 MBA 과정에서 마케팅 전략을 강의하고 있는 브라이언 틸과 몬산토 사의 브랜드 전략팀 대표인 도나 헤클러가 공동으로 저술한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은 비슷한 품질과 비슷한 가격대인 여러 제품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가 유난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를 밝히고 자사의 제품을 사랑받는 브랜드로 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사랑받는 브랜드의 구축은 단순히 상품에 대한 애착과 창의적인 광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영역에서 지능적, 전략적, 체계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랑받는 브랜드 구축을 위한 51가지의 방법들 중 핵심적인 것들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할인 경쟁은 지뢰밭에서의 전투와 같다: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하면 가격 할인을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할인은 단기적으로는 매출 증가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결국 브랜드의 종말을 가져온다. 할인 정책은 마치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지뢰밭처럼 언제 당신의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K마트의 열정적인 CEO 찰스 코너웨이는 침체된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월마트, 코카콜라, 시어스와 같은 회사에서 잘 나가는 경영진을 대거 영입했다. 그들이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택한 전략은 광범위한 할인 정책으로 월마트와 정면으로 경쟁하는 것이었다. 소비자에게 꾸준히 광고 우편을 보내 가격 할인과 대대적인 고객 판촉을 홍보했다. 그러나 과도한 판촉과 할인의 지뢰밭에 들어간 K마트는 결국 파산 법정에 서고 말았다.

마케팅은 전쟁이 아니라 구애이다: 마케팅은 종종 전쟁에 비유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소비자보다는 경쟁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자를 의식한 전략은 모방 상품이나 전략 베끼기, 그리고 과도한 할인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전투의 최종 판결자는 소비자들이다. ‘투표’는 소비자들이 한다. 투표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마케팅을 전쟁이 아니라 데이트에 비유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데이트에서 중요한 것은 경쟁자를 때려눕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신이 보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광고, 가격, 포장, 유통 채널, 대인판매, 선전, 판촉, 제품 또는 서비스 특성 등 모든 것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마케팅은 전쟁이 아니라 구애이다.

작은 과녁이 맞히기 쉽다: 양궁장에서는 당연히 큰 과녁일수록 맞히기가 쉽다. 그러나 마케팅에서는 반대다. 큰 과녁은 맞히기 어렵다. 보다 다양한 집단의 관심을 끌려 할수록, 강력한 브랜드 명제를 성립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워싱턴 DC의 서점 폴리틱스 앤 프로즈는 시문학 및 정치 분석 서적, 그리고 현대 사회의 이슈들을 다룬 도발적인 저서들을 구비하고 지식층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서점은 공략층을 다변화하려는 유혹을 이겨내고, 핵심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보다 쉽게 고객들과 공감하고 있다. 자신의 고객층을 신중하게 정의하여 그들이 원하는 서적들을 구비하고, 각종 특별 이벤트 및 연설회를 통해 이들과 소통한다. 당신의 브랜드에 가장 매력을 느낄 만한 고객 유형을 속속들이 이해할 때 브랜드 파워가 창출된다.

모든 진실이 그러하듯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랑받는 브랜드 구축을 위한 51가지의 진실 역시 대부분 보편타당한 것들이고 우리들 대다수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종종 숙련된 마케팅 매니저들조차도 일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종종 간과하게 되는 마케팅의 기본 원칙들을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분야와 직급을 막론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