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마치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에 살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점진적, 선형적 변화의 시대였지만 21세기를 넘어서면서 우리는 기존의 변화와는 달리 급격한 상승과 하강이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는 롤러코스터 식의 예측불허의 비선형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개인이나 기업, 나아가 국가마저도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이자 미국 코넬 대학 겸임 교수인 윤정구 교수가 저술한 『100년 기업의 변화경영』은 이러한 롤러코스터 식 변화의 시대에 개인이나 기업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성공적인 변화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들을 소개하고 있다. 개구리를 물이 담긴 냄비에 넣고 온도를 조금씩 올리면 변온동물인 개구리는 처음에는 여유 있게 몸의 온도를 물의 온도에 맞춘다. 그러나 계속 열을 가해 물이 끓게 되도 개구리는 자신이 적응했다고 믿고 냄비 속을 뛰쳐나오지 않아 결국은 죽고 만다. 개구리가 환경에 적응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자신도 모르게 죽어가는 것처럼 오늘날 수많은 개인과 조직이 주변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쳐나오기를 거부해 파국에 이르고 만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화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변화 과정이론의 선구자인 레빈Lewin의 이론을 기반으로 그 과정과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레빈은 성공적인 변화를 ‘녹이기’, ‘새 틀 만들기’, ‘굳히기’의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육각형의 얼음을 별 모양의 얼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육각형의 얼음을 녹이고, 그 다음에는 이 녹인 물을 담을 별 모양의 틀을 만들어 여기에 물을 따라야 하고, 마지막으로 이 틀을 냉동실에 넣어 단단하게 굳히는 단계가 필요하다. 레빈은 기존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녹이고’, ‘새 틀을 만들고’, ‘굳히는’ 각 단계에서 특정한 행동보다는 이러한 행동의 뿌리인 ‘정신모형’을 바꾸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신모형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기반으로 특정한 방향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정신적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모형이 바뀌지 않고는 행동과 습관의 근원적 변화를 일으킬 수 없기 때문에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정신모형을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정신모형을 만들고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이러한 정신모형이 굳어져 제도화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정신모형에 사로잡혀 새로운 정신모형을 구축하지 못하면 결국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만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구어낸 100년 기업을 이끄는 변화 챔피언들은 조직이 변화를 게을리할 경우 삶아 죽는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주지시키고 과감하게 기존의 정신모형을 폐기하는 창조적 파괴를 추진한다. 이들은 불확실한 환경에 대해 의미 있는 해석을 만들어 내고 이를 기반으로 불확실성의 바다에 과감하게 몸을 던진다. 그리고 미래에 다가올 위기의 징후들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과학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구성원을 설득해 죽음의 계곡을 건널 다리를 놓는 일에 동참시킨다. 그리고 새로운 변화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이를 정형화하고 조직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변화 챔피언들의 영웅적 변화 여행의 궤적을 통해 많은 개인과 조직들이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ceo@bookcosm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