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나시예브 이고르 외 지음 / 바다출판사 / 408쪽 / 14,800원)

지난해 8월 25일 나로호 1차 발사가 실패로 끝났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비록 궤도 진입은 실패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7전8기가 안되면 8전9기 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 우주강국의 꿈을 꼭 이루자”고 우주를 향한 온 국민의 염원을 대변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만에 나로호 2차 발사가 이루어졌다. 온 세계가 우주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우주공간의 자원을 개발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를 향해 로켓을 쏘아올리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과 최고수준의 기술 그리고 정치적 지원과 사회적 이해 등이 요구되고 있어 우주로의 진출은 오늘날 인류문명에 총체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러시아의 과학전문 저술가인 아파나시예브 이고르와 러시아의 과학자 라브료노브 알렉산드르가 저술한 ‘세계 우주 클럽’은 1957년 소련이 지구 최초의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주요국가들의 우주를 향한 노력과 성과를 방대한 사진자료와 일러스트 이미지, 그리고 설계도면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우주 클럽이란 우주비행 기술을 보유하고, 자국 우주기지에서 자국 추진로켓을 이용해 자국 위성을 쏘아올린 국가들의 연합을 이른다. 현재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중국·영국·인도·이스라엘·이란이 가입국이며 한국은 나로호 발사로 10번째 가입국이 될 예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체제는 로켓의 개발과 진화를 자극해 대기권 밖 궤도에서의 비행이 성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미국 땅에 떨어뜨릴 핵탄두를 운반할 수단으로 개발되었던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 R-7은 위성을 쏘아올릴 추진체로 활용되었고 마침내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우주를 향해 첫 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했다. 소련의 위성 발사는 전세계의 정치·군사적 상황을 180도 바꾸어 놓았고 아울러 인간의 관심사와 인류문명의 규모에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특히 핵무기와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해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미국에게 소련의 위성 발사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최초의 탄도미사일 V-2 로켓의 개발자인 베르네르 폰 브라운을 비롯한 독일의 과학자들을 영입, 로켓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소련의 최초 위성발사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우주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해 1958년 1월 31일 마침내 V-2 로켓을 기반으로 한 추진로켓 주피터C에 탑재한 미국 최초의 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했다. 그 후 영국·프랑스·일본·이란 등도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1377년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최무선 장군이 ‘주화(달리는 불)’라는 이름의 로켓장치를 개발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제 세계 10번째 우주 강국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성 발사를 위한 노력과 그 과정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1998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 당국의 과장된 선전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이것이 허황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들은 그간 각국이 쌓아온 경험·지식·기술이 이제 하나로 모여 지구인들이 하나된 힘으로 우주에 새 집을 마련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우주로의 진출은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비전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대표 ceo@bookcosm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