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당나귀를 키우는 어느 농부가 당나귀 한 마리를
더 사기 위해 시장에 갔다. 그는 여러 마리의 당나귀
중에서 한 마리를 고른 후에 상인에게 말했다.

"여보시오. 내가 이 당나귀를 집에 데려가서 부지런한지
게으른지 알아본 후에, 게으론 녀석이면 바꿔가도 되겠소?"
"그렇게 하시지요."

상인의 허락을 받은 농부는 자기 집으로 당나귀를
끌고 와서 당나귀들이 있는 우리에 넣었다.

그러자 새로 온 당나귀는 이리저리 당나귀들 사이를
거닐다가 그 중에서 제일 게으른 당나귀 곁으로 갔다.
잠시 후 두 당나귀는 친해져서 사이좋게 먹이를 먹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농부는 그 당나귀를 다시 상인에게 끌고 가서 말했다.

"이 당나귀는 게을러서 내게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니,
다른 당나귀를 보여주시오."

그러자 상인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끌고 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이 당나귀가 게으른지 부지런한지를 안단 말이오?"

농부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 난 그 당나귀를 보고 안 것이 아니라
그 당나귀의 친구를 보고 알았소."

- 이솝우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