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코스모스

"출판물로 한국문화 알리자" - 국화꽃향기 등 50권 亞수출

이제는 출판물이다.

한류(韓流) 열풍으로 드라마, 영화, 가요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지 벌써 수년째. 일단의 문화인을 중심으로 한 지식인들은 이제는 종합문화의 집약체인 출판물을 수출해 우리 문화를 알려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와 가요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데 비해 소설과 경제-실용서로 대표되는 출판물은 지성인을 대상으로 해 문화의 하방 파급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작권 에이전시인 북코스모스(www.bookcosmos.com)의 최종옥(崔琮沃.45) 대표는 한국 출판물을 해외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출판인이다. 그는 2000년부터 국내에서 출간되는 도서를 5% 분량으로 요약해 제공하면서 기업체 임직원을 비롯한 독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약 출판계의 기린아로 성장한 그가 저작권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은 2년 전의 일이다.

동아시아에 한류 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우리 문화에 대한 진지한 이해는 부족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최 대표는 "국내 출판사에 정보를 제공하는 저작권 에이전시들이 해외 도서를 전하는 데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국내 우수 저작물을 해외에 적극 홍보하는 것도 한국문화 수출이라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에 걸쳐 북코스모스가 해외에 수출한 책은 50권이 넘는다. 이 기간에 국내 에이전시가 수출한 책이 대략 100여권이니 출판 저작권 수출의 50%을 담당한 셈이다. 북코스모스의 주 공략지는 한국과 문화적 코드를 공유할 수 있는 일본-중국을 비롯한 동북아권이다.

일본과 중국에 수출된 대표적인 책은 영화 <국화꽃 향기>의 원작 소설인 『국화꽃 향기』(김하인/생각의 나무)다. 아버지의 정을 물씬 느끼게 만들었던 『가시고기』(조창인/밝은세상)는 일본에서 출간돼 젊은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KBS의 드라마 <겨울연가>의 소설판은 일본에, SBS 드라마 <올인>의 원작 소설은 중국과 대만에 각각 수출돼 한국의 정서와 문화의 우수성을 전하고 있다. 2001년부터 중국과 대만에 상륙한 뜨인돌 출판사의 '노빈손' 시리즈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수출돼 우리 책이 해외 시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영상산업이나 음반산업과 달리 출판산업으로 당장 경제적 이익을 얻기는 힘들었다. 책을 수출하며 받는 선인세는 고작 일본이 1000만원, 중국이 수백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한 『나는 김정일 경호원이었다』는 선인세로 1억원을 받았다. 최 대표는 "해외 저작권 수출로는 회사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지만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의미를 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지가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박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