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창밖을 바라본다. 우뚝우뚝 고층건물이 도심의 아침을 보여준다. 번쩍이는 유리창과 쭉쭉 뻗은 건물은 마치 변신 직전의 로봇 같다. 첨단미래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큰 길. 그 뒷골목이 궁금하다. 8월의 뜨거운 태양처럼 예술과 창작의 불꽃 만남이 눈부신 홍대의 숨은 뒷골목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홍대 프리마켓(Free Market)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면 홍대 앞 ‘놀이터’에서 프리마켓이 열린다. 생활예술가, 일상창작 아티스트 혹은 시민작가들이 자신의 끼와 젊음을 아낌없이 표현한 창작예술품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창작예술의 장’이다.

홍대 프리마켓에 방문하면 병뚜껑에 그림을 그려 브로치로 만든 친환경 예술작품, 이탈리아 출신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그림 같은 즉석 초상화, 톡톡 튀는 디자인의 휴대폰 고리, 재생종이로 만든 입체 사진첩, 알록달록 예쁜 나만의 모자 등 독특한 창작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즉석에서 작품을 만드는 참가자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쪽에서는 가슴이 탁 트이는 인디밴드 공연이 벌어져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매주 토요일이면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홍대 프리마켓은 홍대 뒷골목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홍대 골목의 벽화들
해마다 가을이면 ‘거미전’이 열린다. 이는 ‘거리미술전’의 줄임말로, 벽화는 물론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품이 홍대 주변을 가득 채운다. 햇살을 받은 거리는 동화 속 세상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거미전이 끝나면 작품들은 철거되지만 벽화는 그대로 남는다.

거미전과 상관없이도 벽화들이 그려지며 홍대 주변은 커다란 캔버스처럼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이 된다. 마치 미술관에 온 것처럼, 톡톡 튀는 상상력과 예술이 넘치는 벽화들을 감상하는 재미는 홍대 뒷골목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다.

Mini Interview
햇살 좋은 오후, 홍대 뒷골목에서 만난 금발의 미녀. 아일랜드 출신인 그녀의 이름은 메바노에. 한국에 온 지 2년이 넘은 메바노에 양은 하프를 연주하는 근사한 음악인이다. 음악은 서로 통한다고 했던가? 메바노에 양이 하는 정통 클래식과 인디밴드의 홍대 음악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녀는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공존하는 홍대에서 음악적인 영감과 교감을 얻는다고 한다.

Tip! 찾아가기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로 나가 윗잔다리 공원으로 가면 다양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홍대 프리마켓으로 가려면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대각선 왼쪽 언덕의 ‘홍대 놀이터’를 찾으면 된다. 홍대 앞에서 상수역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좋다.

- 『서울의 숨은 골목』 중에서
(이동미 지음 / 중앙북스 / 380쪽 /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