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순 지음/중앙M&B/199쪽/9,000원)


유적과 사찰, 자연경관이 뛰어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계룡산은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국립공원에 지정된 명산이다. 해발 845m로 그다지 높지 않고 덩치도 큰 편도 아닌 이 산이 설악산보다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는 그만큼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과 보호가치가 높은 동식물이 많고, 자연경관이 빼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룡산을 대표하는 3대 사찰은 동학사와 갑사, 그리고 신원사다. 봄에는 동학사, 가을에는 갑사라고 사람들의 입에 오랜 시간 오르내렸을 만큼 두 산사를 잇는 산세의 아름다움은 탄성이 절로 정도다. 관광객들은 봄에는 동학사의 벚꽃 터널을 보기 위해 몰려들고, 가을이면 갑사의 단풍 빛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그렇다고 신원사에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 사찰 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산사다운 고즈넉한 분위기와 아늑하고 호젓한 숲길은 산책로로 그만이다.

세 사찰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산줄기에는 암봉, 기암절벽, 울창한 수림과 층암절벽 등 뛰어난 경관이 산재되어 있다. 계룡산은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디로 하산하느냐에 따라 각기 볼거리가 달라지므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산행 코스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사랑받는 고전적인 등산로는 동학사-남매탑-금잔디고개-갑사에 이르는 길이다. 의남매를 맺은 두 남녀가 색욕을 이겨내고 도행에 몰두했다는 전설이 어린 남매탑, 쉼터로 좋은 금잔디고개, 큼직한 바위기둥인 천진보탑을 거느린 신흥암, 갑사9곡 으뜸의 절경인 용문폭포 등 명소가 많아 아기자기하다. 산행시간은 약 2시간 30분∼3시간 정도이다.

두 번째 추천코스는 동학사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관음봉 남쪽의 관음고개, 문필봉과 연천봉 사이의 갈림길(안부)을 거쳐 갑사로 내려오는 동학사-연천봉-갑사 코스로 남매탑 코스와 더불어 고전적인 루트로 꼽힌다. 동학사에서 갑사까지 3시간 30분쯤 걸린다.

관음봉과 삼불봉을 잇는 자연성릉은 계룡산을 대표하는 멋진 능선이다. 예전에는 매우 위험한 바윗길이어서 전문 산악인들만 등반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안전 철책과 철다리가 곳곳에 놓여 있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 북쪽 기점인 삼불봉과 남쪽 기점인 관음고개에서 동학사나 갑사로 이어지는 코스는 주변 경관이 빼어나므로 꼭 권하고 싶은 코스다.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 교통편
(자가용) 서울 →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박정자 삼거리→동학사 입구 주차장
(대중교통) 서울에서 대전까지 고속버스나 경부선을 이용해서 간 후 동학사까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4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침에 훌쩍 떠나는 서해안 여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