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재 외 4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8년 04월 / 241쪽 / 12,000원)

최근 세계 곳곳에서 지진, 홍수, 가뭄, 태풍, 광우병과 조류독감 등 각종 자연 재앙과 환경 재해가 일어나면서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는 이러한 재앙의 대부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재앙의 규모 또한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어 일반인들이나 기업들 역시 환경에 대해 더 이상 무관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세계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감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그 결과 온실가스가 상품으로 거래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으며 이미 환경을 축으로 한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이 예고되면서 새로운 경제전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현재 매일경제신문사 지식부장을 맡고 있는 조현재 씨 외 4인이 저술한 『그린머니』는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개발에 쏟고 있는 노력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지, 그리고 구체적인 대안으로 어떤 것들이 거론되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는 각국별로 온실가스 강제 감축 할당량을 배정했다. 2005년 발효된 강제 감축 의무에는 OECD 27개국 등 총 39개국이 참여했는데 이들 국가들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CO2 배출량과 비교해 평균 5.2% 줄여야 한다. 2012년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든가 배출권 거래소에서 그만큼 배출권을 사야 한다. 우리나라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계 9위 CO2배출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표적 온실가스인 CO2를 많이 발생시키는 산업계에는 온실가스 감축이 앞으로 생존과 관련된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계에 어떤 피해가 있을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조차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저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전체 산업 CO2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철강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고, 자동차는 유럽이 주도하는 까다로운 배출가스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예 수출 길이 막힐 수도 있다고 한다.

UN은 교토의정서를 체결하면서 CDM(청정개발체제)라는 사업을 고안했다. 이것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선진국들을 위한 제도로 후진국에 온실가스 저감투자를 한 후 여기서 거둔 감축분을 시장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자국의 감축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탄소펀드도 생겨났다. 유러피안 카본펀드는 투자금으로 CDM 사업에 3년 정도 투자를 한 후 ‘탄소배출권’이라는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확보해 이를 유럽시장에 내다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것은 온실가스 규제가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들어낸 하나의 사례다. 유럽연합에서는 탄소배출권 거래가 가동되면서 CO2 거래를 위한 크레디트 인증업체, 컨설팅 업체, 배출권 획득 대행업체 등 새로운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6년 300억 달러인 탄소시장 규모가 2010년에는 1천 5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청정개발체제를 활용하여 환경부가 이미 “북한 조림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을 남북경협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대세에 부응하여 세계는 신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환경문제에 대한 핵심 해결방안이라는 점에서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력, 해양, 폐기물, 지열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과감한 연구개발과 보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와 같은 신에너지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을 소홀히 여김으로써 초래한 재앙을 인류가 고안한 시장과 제도 그리고 발명으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