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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끝난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의 눈길을 끈 선수가 있었다. 남아공의 수영선수 나탈리 뒤 투아. 14세부터 수영선수였던 그녀는 2001년 2월 스쿠터를 타고 학교로 가던 중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고로 왼쪽다리를 잘라야만 했다. 수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던 그녀의 꿈은 이제 물거품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뒤 투아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의족을 끼고 다시 수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7년 동안 자신의 꿈을 향해 혼신을 다한 결과 마침내 베이징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수영 10Km 마라톤에 남아공 대표로 출전하여 당당히 16위를 차지했고 온 세계가 그녀의 불굴의 투혼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흔한 말로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 슬픔과 기쁨, 이 모든 것이 우리들 마음에 달려 있다는 이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불행과 슬픔 그리고 절망의 늪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간다.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외부 사건들로 인해 좌절하거나 분노하고 즐거워하거나 기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본능적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희로애락은 외부 사건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의 결과이기 때문에 같은 일이라도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강도는 크게 달라지고 이에 대한 반응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침대나 소파의 쿠션처럼 마음의 쿠션이 있다면 외부의 자극에 대해 우리는 뒤 투아처럼 올바른 반응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신영 씨가 최근 저술한 『쿠션』은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유산을 받기 위해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마음의 쿠션의 비밀을 깨달음으로써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얻게 되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고단한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반응을 선택하는 힘. 그 힘이 할아버지를 고결하게 만든 비밀이었다네. 그분은 늘 삶에서 객관적인 사실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그 일에 대한 나 자신의 반응이라고 말씀하셨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특별한 선물은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지. 고난과 역경이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지만, 단 한 가지 자유는 빼앗아 갈 수 없어.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그것이지. 살면서 해 온 모든 선택의 총체적 결과물이 현재의 나라네. 일생동안 수없이 많은 환경이 주는 자극에 대해 나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반응을 선택했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나일세.

할아버지는 이런 우리의 반응 능력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자 동시에 저주일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올바른 반응을 선택해 온 사람들은 엄청난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고, 잘못된 반응을 계속해 온 사람들의 인생은 불행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지.

반응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의 선택’이네. 감정은 생각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지. 부정적인 생각을 선택하면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이 밀려오고, 긍정적인 생각을 선택하면 평안과 감사의 감정이 피어오르는 법이지.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생각을 선택하는 반응능력의 사용법을 배우지 못했어. 그 결과 아무런 반응도 선택하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감정이 지배하는 대로 끌려 다닌다네.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이 몰려오면 그 감정이 부정적인 생각의 물고를 터 더욱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게 되는 거지.

할아버지는 긍정을 선택하는 힘을 꾸준히 길렀다네.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발견하고 그 공간을 고결함으로 채우는 거였지. 그게 마치 쿠션의 R스펀지처럼 그분을 부드럽게 만들었어. 어떤 자극도 그분을 부정적 감정으로 내몰지 않았다네.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그 공간 내부에서 싹트고 있었기 때문이지. 진정한 자유는 온유함에서 비롯되는 긍정을 선택하는 반응 능력으로부터 오게 되지.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 평범한 진리는 하루하루의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하루가 짜증과 불만으로 가득할 때도 있고 감사와 즐거움으로 가득할 때도 있다. 외부적 사건에 대해 표출되는 우리의 즉각적인 반응들을 마음의 쿠션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면 분노, 불만, 짜증 등과 같은 온갖 부정적 감정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우리의 하루하루는 평온과 감사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는 돌멩이 하나를 던져보면 압니다. 돌이 물에 닿는 데 걸리는 시간과 그때 들리는 소리를 통해서 우물의 깊이와 양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깊이는 다른 사람이 던지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깊으면 그 말이 들어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깊은 울림과 여운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흥분하고 흔들린다면 아직도 내 마음이 얕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 없이 던지는 상처를 주는 말이나 비난, 경멸의 말에 우리 마음의 우물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요? 내 마음의 우물은 얼마나 깊고 넓을까요?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