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운데 하나님 앞에 죄를 고백하지 못할 정도로 타락한 사람이 있는가? 죄는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죄의 결과를 볼 때만 회개할 수 있다. 회개는
우리가 죄에 대해 강하게 느끼는 경건한 슬픔이다.

구원은 회개와 믿음이라는 두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현대교회에
잘못이 있다면, 구원이란 있는 그대로의 우리 삶에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위험
스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스스로
'거듭났다'고 생각한다. 실증주의 심리학은 세상 어느 누구도 실제로 더럽지 않기 때문에
영적 씻음은 필요없다고 가르친다. 이 세속적 심리학은 우리의 잘못된 도덕성을 찾아내어
그것에 합격점을 주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일단 죄가 사라지면 하나님은 필요없는 존재가 된다. 우리의 자아는 너무 배가 불러,
회개와 함께 누리게 될 하나님의 풍성하심을 전혀 갈망하지 않는다. 자신의 가장 큰 보화를
포기해 버린 우리 세대가 얼마나 가엾고 불쌍한지 모르겠다.

넓은 사막을 지나 마침내 오아시스에 이른 네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오아시스에 다달했을
때, 그들은 뜨거운 사막을 건너오느라 물통이 모두 비어 있었으며 다들 목말라 쓰러질 지경
이었다. 그때 하나뿐인 우물을 지키고 있던 문둥이 노인이 나그네를 하나씩 불러 세웠다.
문둥이 노인이 문드러진 손으로 모래땅을 파자 시원한 물이 나왔다. 그러자 노인은 모두가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여행자들은 노인의 문드러진 손과 얼굴을 보고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 첫 번째 나그네는
실증주의자였으며, 두 번째는 상대주의자, 세 번째는 심리학자, 네 번째는 순진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세 명의 나그네는 물을 마시길 거부했다. 실증주의자는 이렇게 말하며 거절했다.
"갈증도 사실은 그렇게 나쁘지 않소." 상대주의자는 자신보다 갈증이 훨씬 더 심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며 자신의 상황도 틀림없이 이 오아시스를 거쳐갔던 다른 사람들과 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심리학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접속할 수 있다면 갈증도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믿으면서 거절했다. 세 사람은 다른 오아시스를 찾아 여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막에서 죽고 말았다.

네 번째 나그네는 정직했다. 그는 바닥에 몸을 굽히며 생각했다. '문둥이의 잔으로 물을
마시는 게 사막에서 목말라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는 물을 마시면서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의 손은 우물지기와 똑같은 병으로 문드러져 있었다. 그 때 우물지기 노인이 말했다.

"그러니까 희망이란... 언제나 한 문둥이가 다음 문둥이에게 한 모금의 생명을 주면서 죽어
가는 데 있지요. 우리는 모두 문둥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막에서 물을 맛보고 살지요.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명심하십시오. 세 친구를 다시 발견할
때, 당신은 그들이 자신들의 헛된 망상에도 불구하고 목마름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병 때문에
죽은 걸 보게 될 것입니다."


- <영적 거장들의 불꽃 영성의 원동력>(캘빈 밀러 지음, 요단출판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