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콜슨 지음/정영만 옮김/요단출판사/832쪽/19,000원)

모든 세계관은 이 세상을 항해하는 데 안내 역할을 하는 현실의 지도이다.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효과적인 검증방법은 우리가 그 진리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지도를 따라갔지만 강물에 빠지고, 낭떠러지를 만난다면 당신은 그 지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어떤 세계관으로 살아가는데, 답이 없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면 당신의 세계관에 무언가 잘못이 있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다. 이 세계관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대중과학작가 칼 세이건의 자연주의 세계관에 이 시험을 적용해 보자. 세이건은 문자 그대로 우주를 경전화하고 있으며, 세이건의 우주종교가 낳은 결과 중 하나는 그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만일 사람이 짐승으로부터 진화한 것이라면, 사람은 동물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소를 죽이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것이다.

세이건은 「퍼레이드 Parade」 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글을 통해 우리가 다른 동물들과 얼마나 근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동물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보여주려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그는 동물을 의학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만일 동물이 인간과 동일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면, 인간을 살리기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세이건은 그 말을 하고 얼마 안 있어 이 문제에 대해 매우 고통스런 현실에 부딪히게 되었다. 1994년에 그는 희귀한 혈액병에 걸렸다. 잘해야 수개월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치료 방법은 뼈, 즉 골수를 실험적으로 이식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런데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그의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있는 치료 과정들은 세이건이 그렇게도 반대하던 동물실험을 거쳐 개발된 것이었다.

세이건은 고통스런 딜레마에 직면했다. 그가 가졌던 자연주의 철학을 지키면서 골수 이식을 부도덕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라고 해서 거부할 것인가? 아니면 비록 그의 도덕적인 신념과 모순되는 행동이기는 하지만 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의학적인 치료를 받는 것에 동의할 것인가?

세이건은 오래 지나지 않아 결정을 내렸다. 그는 3회에 걸친 뼈-골수 치료를 받았고, 그 결과 상당 기간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퍼레이드」 지 기사에서 그는 당시 그가 해야 했던 선택에 대해 “매우 갈등했다.”라고 말한다. 그는 치료를 받기로 한 그의 결정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연주의 세계관을 실질적으로 부인한 것임을 분명히 인정했다. 그가 현실에 부딪혔을 때, 그는 그의 자연주의 지도책을 버리고, 그가 인정했든 안 했든, 암묵적으로 인간이 식물이나 동물보다 뛰어난 가치를 지닌 존재라고 말하는 성경의 지도를 사용한 것이다.

기독교는 개인의 경건과 집단적인 예배라는 좁은 개념으로 정의되는 단순한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모든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관점이며 완전한 세계관이기도 하다. 기독교만이 실제적인 삶의 시험을 일관되게 이겨낼 수 있다. 기독교만이 정확한 지도가 된다. 기독교만이 사람이 이 세상에서 인간답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할 때 우리가 취해야 할 길과 일치한다.

창조는 기독교 세계관의 첫째 요소로, 그 밖의 모든 것은 이 기초 위에 서 있다. 기독교는 인간존엄의 근거가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으며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 『그리스도인,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