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버틀러 지음/노은정 옮김/이레/486쪽/18,000원)

크든 작든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는 것은 실로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책임, 이윤에 대한 책임, 조직 생존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는 미래의 흐름을 읽고 변화에 대비하며,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목표하던 성과를 이루어내 기업의 생명을 유지하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CEO의 사명이자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명과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와 다양한 지식들을 습득하고 이를 지도와 나침반 삼아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CEO는 지도와 나침반도 없이 험한 바다를 향해하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선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김윤경씨가 펴낸 ‘서가에서 CEO를 만나다’는 책을 지도와 나침반으로 삼아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정립하고 나아가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우리 사회의 성공적인 CEO 13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이 속해 있는 분야가 다양한 만큼 책에 대한 생각들도 매우 흥미롭다.

‘서가…’는 좋은 책을 철저하게 정독해야 하고 좋은 부분은 표시해두었다가 두 번 세 번 읽는 타입도 있고, 너무나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정독도 하지만 내키는 부분만 발췌해서 읽기도 하고 한 번 읽은 책은 두 번 다시 읽지 않는 타입도 있으며, 책이라는 지식의 보고를 캐기 위해 사고의 틀을 잡는 전략적인 독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철학적인 개념보다는 사람과 동물, 식물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구체적인 삶의 형태에 관심을 갖고 책을 접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책이야말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주고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해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대표는 자신을 만든 것은 독서였다고 말하며 다양한 책을 섭렵하면서 단정한 원칙주의자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나갔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의 강창희 소장은 지위가 높아질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려워졌으나 독서는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임을 깨달은 후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공병호 소장은 하이에크의 저작과의 만남을 통해 자유주의자가 되었고 스스로를 ‘1인기업가’로 자리매김하여 명실상부한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

더미디어의 반경수 사장은 중학생 때 읽은 한 권의 책, 사카모토 료마의 일대기를 그린 ‘후 대망’이 자신의 일생의 역할 모델이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료마를 읽으며 자신을 반추하고 미래를 설계한다고 한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경우 ‘키큰 나무들이 줄이어 서 있는 숲속을 걸어나왔더니 내가 커져 있었다’는 말처럼 책을 읽고 났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CEO는 결코 완전히 실패할 수 없다. 비록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다할지라고 그는 책 속에서 지혜를 빌어 다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성공을 일궈낸 CEO들, 그리고 그들에게 지혜와 가르침을 준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책이 얼마나 소중한 보물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