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0%가 팀중심, 성과주의 신간 나올때마다 직장인 북적

‘유능한 팀장은 절대로 명령하지 않는다’, ‘팀장 리더십’, ‘이런 팀장이 회사를 살린다’, ‘팀장 재무학’, ‘프로 팀장의 조건’….

성과급과 연봉제를 축으로 한 팀조직 단위 평가제가 도입돼 현재 민간 기업의 80% 가량이 팀제를 운영하는 등 이른바 ‘팀장(team長) 전성시대’를 맞아 출판계에 관련 서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교보문고 경제·경영서 북마스터 차복희 주임은 “1년여 전부터 관련 서적이 매달 3~4권씩 출간되고 있다”며 “신간이 나올 때마다 광화문 일대 직장인들이 몰려 판매대를 따로 마련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금년에만 ‘팀장 3년차’(토네이도) ‘팀장을 위한 예산 편성의 기술’(지식공작소) 등 21종이 선을 보였으며 판매 성적도 좋다. 올 2월 출간된 ‘팀장 재무학’(위즈덤하우스)은 한 달만에 1만5000부가 팔려 나갔다. 지난해 5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팀장 리더십’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더니 지금까지 7만1000여부가 팔렸다.

출판계에선 다른 책들도 무난히 3만부를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팀장 관련 서적이 불티나는 것은 기업들이 국(局)과 부(部) 중심의 전통적 연공서열제를 폐기하고 본부·팀을 중심으로 한 성과급을 도입, 팀제 관련 지식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삼성인력개발원 리더십팀의 임태조 박사는 “특히 지난 2004년 행정자치부를 필두로, 지난해 말 건설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특허청, 지난달 산업자원부 등 정부 부처들이 잇따라 본부·팀체제로 바뀌고 있는 현상이 결정적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5일제와 마찬가지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얘기다.

쏟아지고 있는 책들은 크게 두 종류다. 우선 유능한 팀장이 되는 방법에 관한 책. 그동안 나온 서적들을 분석해 온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학부 교수는 이 책들이 ▲팀원에게 권한 위임 ▲회사 전체 재정상태 등에 대한 거시적 안목 ▲다른 팀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CEO에 직언할 용기 ▲팀원들 멘토로서의 팀장 등 5가지를 성공적 팀장의 조건으로 들고 있다고 말한다.

신 교수는 “이 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 이게 안 되면 회사 전체가 삐걱거린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책들은 팀 단위로 성과를 내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본부·팀제로 바뀌면서 대부분 분기별로, 심하면 월별로 평가를 받는 체제가 됐다. 철저한 성과 중심형 조직문화다.

이 책들은 “팀이 목표 실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팀장 리더십’은 “팀 평가에 따라 한마디로 월급이 달라지게 돼, 이전의 수동적 역할에서 새 사업

발굴, 환경 변화 예측 등 도전적 업무로 팀장의 역할이 변했다.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팀장 관련서 강세 분위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위즈덤하우스 홍보팀장은 “대여섯 군데 출판사가 올해 중에만 각각 4~5권씩 더 펴낼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팀제의 일반화에 따라 ‘좋은 팀장을 넘어 위대한 팀장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더욱 깊이 있는 분석서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