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족들과 종종 드라마를 보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본 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대사 한 마디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 “걱정하면 지고, 설레면 이긴다.” 이 말이야말로 요즈음 내 마음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부터 제1회 한국독서능력검정을 비롯해 <얼리버드 이벤트> 등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면서 사실 걱정도 많았다. 또한 여러 가지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떠올리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되어 불면의 밤을 보낸 날도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어느 순간부터 마음속에 걱정 대신 설렘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오늘은 독서능력검정과 얼리버드 도서를 몇 명이나 신청할까.’ ‘어떤 출판사들이 어떤 책을 얼리버드 대상 도서로 신청해올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일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독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매달 10,000여 권의 좋은 책을 회원들에게 선물함으로써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해지며 행복감이 밀려왔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설레는 일이다. 물론 일을 해나가다 보면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하고 때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면 설렘으로 두려움과 걱정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순간순간 다가오는 걱정을 물리치고 설렘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까. 내가 최근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것은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실현가능성과 효과 및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점검한 뒤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인 존 맥스웰은 그의 저서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다른 사람의 욕구와 필요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의 욕구와 필요도 더 많이 채워진다. 반대로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지 않고 쌓아두려고만 하면, 자기만의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남게 되고 갈수록 만족도 줄어든다. 이미 너그럽게 베풀고 있는 사람도 한층 더 많이 베풀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다른 사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세상에 혼자의 힘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우리가 희생하지 않고도 성공한다면 그건 우리보다 앞서 희생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희생하고도 성공을 누리지 못한다면 뒤에 오는 사람이 우리의 희생에서 성공을 거둬들일 것이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많은 것은 누군가가 내 대신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 또한 누군가가 더욱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하루의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을 거둬들였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뿌렸느냐다.”라고 말했다. 하루뿐 아니라 평생도 그렇게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뿌리지는 않고 많이 거두기를 바란다. 씨를 뿌리기만 하면 열매는 저절로 열린다.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의도를 품고 살아가면 인생이 가득 찬다. 절대로 텅 비는 법이 없다.

이제 며칠 후면 사옥을 옮기게 된다. 지금 있는 곳에서 길 하나를 건너 예쁜 카페들과 식당들이 늘어서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간다. 늘 어떻게 하면 우리의 고객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오고 있던 터라 예쁜 카페와 식당들을 보자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카페나 식당들 중에서 분위기 있고, 친절하며 음식이 맛있는 20개 업소를 ‘북코스모스 멤버스 카페 또는 식당’으로 선정해 북코스모스 회원들이 방문할 때마다 10% 할인을 해주도록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전국적인 명소가 되어가고 있는 홍대 앞 카페 동네를 북코스모스 회원들에게 홍보해주니까 카페들도 좋아할 거고, 회원들은 북코스모스가 추천하는 카페나 식당이니까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고 또한 10% 할인도 받을 수 있으니까 행복해하지 않을까. 그리고 카페에 내방한 고객들은 북코스모스가 제공하는 얼리버드 선정 도서를 정가에 상관없이 5,0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 같다.

이렇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곧바로 실행에 옮겨 새로운 사업을 벌이다 보니 신규로 직원이 필요해 얼마 전 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았다. 여러 명의 지원자 중 한 명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나의 질문에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지금 내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일에 딱 맞는 ‘삶의 자세’를 가진 인재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채용을 결정했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정말 마음껏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보라고 일을 맡겨볼 생각이다.

요즈음 불황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음식점에 가 봐도 예전 같지가 않다.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던 식당의 테이블들이 반도 차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걱정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다. 그러나 걱정하면 지고, 설레면 이긴다. 설렘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생각하고 다시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또 생각하고 또다시 도전하고… 내일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존 맥스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384쪽 / 1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