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외식 경영 전문가 지음/청림출판/2004년 9월/344쪽/15,000원)

손님이 "여기요∼"하고 부를 때, "언니야, 저기 3번 테이블에 가봐." 하고 주인이 직원들에게 말하는 음식점이 있다. 또한 손님이 부르기도 전에 눈빛만 보고 "네∼ 손님, 반찬 좀 더 갖다 드릴까요?" 하며 주인이 먼저 달려오는 음식점이 있다. 당연히 후자 쪽이 잘 되는 음식점이고 오래도록 살아남을 음식점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제일 힘든 것은 바로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다. 주방이나 홀에서 일하는 직원이 자주 바뀌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게 어려워진다. 또 그들에게 아침마다 잔소리를 해야 하거나, 아무리 말해도 빠르고 친절하게 움직여 주지 않으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아침마다 직원 조회를 하면서 잔소리를 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직원 교육은 묵묵히 주인이 몸소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직원들에게는 아무런 지시를 하지 말고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식사는 잘하셨어요?" 하면서 계속하여 친절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직원들은 그런 주인을 따라할 수밖에 없다. 솔선수범이야말로 음식점 주인이 갖춰야 할 자세의 핵심이다. 직접 주방에 들어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설거지를 하는 음식을 그릇에 담으며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교육인 것이다.

"손님은 왕이다." 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주인인 내가 손님을 더 어렵게 여기고 왕처럼 모시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만 직원들이 더 잘하게 되어 있다. 뻣뻣하게 인사하는 직원 앞에서는 "아이구∼ 오서 오세요." 하면서 뛰어가듯 인사하라. 대부분의 음식점 주인들은 사장이랍시고 뒤로 물러나 있는데, 그건 잘못된 태도다.

직원들이 굼뜨고 느리다 싶으면, 밖에 있다가도 제일 먼저 손님들에게 뛰어갈 정도로 싹싹한 모습을 보여 주어라. 열 번만 먼저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주면 직원들이 알아서 주인보다 더 빨리 움직이게 되어 있다. 눈동자를 빨리 돌려 손님을 보살피라고 백날 떠들어야 소용없다.

절대로 주인이 손님 앞에서 폼을 잡으면 안 된다. 손님에게 허리를 굽힌다고 해서 더 낮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맛있게 드세요, 뭐 좀 더 갖다 드릴까요?" 하면서 최선을 다하면 정말 프로처럼 멋있어 보인다. 더 뛰고, 더 엎드리고, 더 친절하게 구는 것이 진정한 사장이 되는 길이고, 음식점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나는 지금도 가끔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손님들 차의 주차를 대행하는 일을 한다. 많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많은 직원을 두고 있지만, 내가 직접 "어서 오십시오." 하면서 손님의 차 문을 열어 주고 주차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래야 직원들도 "사장이 나서서 저러는데" 하면서 나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법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