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구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40쪽 / 9,500원)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부나 재물을, 어떤 사람은 명예나 권력을 삶의 유일한 가치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보다 숭고하고 높은 가치를 추구하며 그 목표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 한국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도 북한의 결핵퇴치운동을 비롯하여 여러 봉사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윤구 회장이 저술한 ‘사랑의 빵을 들고 땅 끝까지’는 저자가 월드비전 한국 회장의 6년 임기 동안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전한 감동적인 사연과 평생 동안 남을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온 저자의 숭고한 철학을 담고 있다. “생명은 내 것, 네 것이 따로 없고 존중해야 하는 지엄한 것입니다. 내 생명은 나 아닌 주변의 삶, 가난하고 병든 이웃들을 섬기기 위해 하늘이 주신 선물입니다.”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 전쟁당시 우리나라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설립된 국제구호개발기구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월드비전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보내온 따뜻한 구호의 손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기나긴 고난의 터널을 지나올 수 있었다. “해방과 6?25 전쟁 이후 지난 40년 동안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참담한 고난을 이기고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1991년에 월드비전 한국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40년 동안 받기만 했던 물줄기를 거꾸로 돌려 이제는 그 동안 받은 사랑을 갚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받기만 하던 나라 한국이 베푸는 나라 한국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리는 첫 걸음은 1991년 방글라데시에 사랑의 쌀 1000톤이 전달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책임직원으로 있을 때 제 간절한 소망은 우리 손으로 수확한 쌀을 싣고 머나먼 바다를 건너 방글라데시의 굶주린 어린이들에게 먹이는 꿈이었습니다. 10여년 전에 꾸었던 그 까마득한 꿈이 제가 월드비전 회장으로 취임한 첫주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한국을 사랑의 쌀을 가지고 온 나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저자는 사랑의 빵을 들고 소말리아, 캄보디아, 르완다, 보스니아 등 구호의 손길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땅끝까지 찾아다녔다.

“그 동안 세계 100여 나라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지만 캄보디아만큼 비참하고 눈물겨운 곳은 없었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농기구를 잃은 캄보디아 농민들은 맨손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손들이 온통 피투성이였습니다. 그들을 위해 괭이를 보내달라는 캄보디아 부통령의 부탁을 받았을 때 차마 거절할 용기가 나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들에게 캄보디아의 처절한 상황을 알리며 눈물로 호소하여 많은 양의 사랑의 괭이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힘이 없어 울지도 못하는 소말리아 아이들, 종교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28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보스니아 등 우리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너무도 많습니다. 또한 북한을 위한 구호 활동에 대해 일부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사랑은 아무 조건 없이 그리고 지나친 기대도 하지 말고 거저 주는 것입니다. 주는 것이 옳겠다는 양심의 명령이 있으면 순종하고 그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내일 모래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젊은이들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전 세계를 누비며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삶이 늘 기쁨과 감사로 충만해 있다고 말한다. 남을 돕는 봉사의 삶을 살게 되면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하여 오히려 나이를 거꾸로 먹게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대로 그가 20년은 더 젊게 보이는 것을 보면 남을 돕는 숭고한 삶을 살면 부상으로 젊어지는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