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욱 지음/ 리더스북/ 307쪽/ 12,000원)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시대와 지식·정보화시대를 거쳐 창조력이 경쟁력의 핵심인 시대에 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기업의 CEO들이 ‘창조경영’을 21세기 경영의 키워드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 기존의 사고를 깨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창조란 창의적 아이디어를 잘 육성하여 발전시키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변화와 혁신은 이러한 창조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

1975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삼성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해오면서 국내 최고의 테크노 CEO, 혁신의 전도사, 한국의 잭 웰치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삼성 SDI의 손욱 상담역(사장)은 최근 저술한 ‘지식을 넘어 창조로 전진하라’를 통해 21세기는 꿈의 혁명시대이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창조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기술 혁신과 지식 혁신은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을 심화시켰고 인류의 욕구 수준은 더욱 높아져 전 세계가 꿈의 혁명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은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도 모두 이러한 꿈을 실현하는 창조력에 달려 있는 창조 경영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창조경영의 시대적 흐름에 맞춰 일찍부터 개인과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에 천착해왔고 4가지 핵심 역량 즉 꿈, 변화관리, 지식경영, 학습이 개인과 기업의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식 경영의 밑바탕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고 지식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은 지식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혼자 힘으로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그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합니다. 늘 호의적인 마음으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동료와 기꺼이 나누는 지식의 활발한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구소에서 다음 사용자를 위해 자기가 사용한 도구나 자료 등을 잘 정리정돈 하는 것을 비롯하여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지식경영의 출발점이자 지렛대하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지식경영이라는 용어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지식경영의 필요성을 본능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실천해온 세종대왕이야말로 대표적인 지식경영자라고 말한다. “세종대왕은 지식을 넘어 창조의 물꼬를 튼 위대한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전회의 등에서 국사를 논할 때 일방적 지시보다는 백가쟁명의 열린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이끌고, 백성들의 생업에 가장 중요한 농업기술의 전파를 위해 한글을 창제하였으며, 조세제도를 개혁함에 있어서도 17년간에 걸쳐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하였습니다.”

1999년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부임한 저자는 위기에 처한 기술원에 대대적인 혁신을 가해 기술원을 위기에서 구했다. “연구원들 간에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자기 편한 연구만 하며 자족감에 젖어 있는 기술원에 ‘지식경영’이라는 처방전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여 효율적인 업무처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프로세스 혁신을 단행하고 기술원의 문화가 되어버린 ‘높은 벽’도 제거하고 고객과 계열사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위기탈출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숨 가쁘게 전개해나갔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지난 5년간 삼성종합기술원이 실시한 수많은 혁신 프로그램의 궁극적 지향점은 처음부터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제품을 설계하는 도미넌트 디자인이었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단순한 제품 혁신이나 공정 혁신만으로는 시장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어정쩡한 혁신이나 개선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처음부터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제품을 겨냥해 도미넌트 디자인을 지향하는 것이 기술원 연구 혁신의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치열한 경쟁과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 놓여 있는 우리 사회의 개인과 조직 그리고 대한민국이 지식을 넘어 창조로 전진함으로써 꿈을 이루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