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의 태동에서 멋과 정취의 기호품으로 애정을 받던 시기, 그리고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치명적 적으로 낙인 찍혀 배척되는 오늘날까지의 운명과 인류사적 의미를 차근차근 정리한「흡연의 문화사」(샌더 L. 길먼, 저우 쉰 지음, 이수영 옮김)가 이마고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전 세계 각 문화권에서 행해져온 모든 형태의 흡연과 그 역사를 집대성하려는 첫 시도의 결과물로 흡연의 객관적 역사뿐 아니라 윤리학, 여성학적 주제, 광고와 영화·예술에 드러난 이미지와 그 이데올로기적 배경 등에 대해 300점이 넘는 사진과 그림 자료를 곁들여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심도 있게 조명해내고 있습니다.

국내에 뮤지컬 인구가 미미했던 1980년대 온라인상에 뮤지컬 동호회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뮤지컬 칼럼니스트이자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는 원종원 교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직접 발로 뛰며 얻어낸 뮤지컬의 보고「올 댓 뮤지컬」(원종원 지음)이 동아시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뮤지컬의 역사와 이론에 치우친 기존 관련서들과 달리 철저하게 작품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특징인 이 책은 650쪽에 가까운 두께와 육중한 하드커버 장정이 보는 이를 슬쩍 주눅들게 하지만 속을 채운 이야기들은 뮤지컬 문외한이라도 술술 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습니다.

인기 동화작가 황선미씨가 7년 만에 발표한 판타지 동화로 성장통을 겪는 사춘기 소녀의 신비한 체험을 다룬「나온의 숨어있는 방」(황선미 지음, 김윤주 그림)이 창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아동도서로는 드물게 언론홍보베스트의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이 책은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이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낯선 체험 속에서 숨겨진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10년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캐피털리스트,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해온 저자 우메다 모치오가 구글의 사례를 분석하며 인터넷의 진화론을 설명한「웹 진화론」(우메다 모치오 지음, 이우광 옮김)이 재인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책은 '웹 2.0'이라는 새 깃발 아래 웹 사이트가 우리 생활과 비즈니스 질서를 얼마나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는지, 인터넷 세계의 최전선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탁월한 통찰력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동양의 이기주의란 씨실과 동양고전이란 날실을 엮어 동양적 이기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고 있는「이기주의를 위한 변명」(웅진지식하우스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동양 고전을 통해 ‘이기주의’의 역사적 흐름을 살피고 있으며, 대인의 ‘큰 이기주의’와 소인의 ‘작은 이기주의’의 명확한 구분과 이들의 역할을 명시, 현대인에게 각자의 권한과 의무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강운구가 강원도 원성군 황골, 인제군 용대리 그리고 전북 장수군 수분리 등 세 마을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그리고 30년 후에 권태균이 같은 장소를 찾아가 찍은 사진집을 하나로 묶은「강운구 마을 삼부작 그리고 30년후」(열화당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책에서 강운구의 사진을 통해 이제는 사라진 옛 마을의 삶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으며, 권태균의 사진을 통해서는 30년 동안 산업화, 도시화로 황폐해지고 망가진 오늘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전 세계 1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대만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서양 심리학과 동양의 불교와 노장사상을 결합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자기계발서「네 인생을 껴안고 춤을 춰라」(고려원북스刊), 30년간 해양생물을 연구한 동물학자인 저자가 고생대에 번식했던 삼엽충에서부터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동물들과 관련된 연구 자료들을 모아 그림과 함께 풀어내고 있는「멸종의 역사」(아고라刊), 누구나 다 아는 오래된 이야기가 아닌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혹은 창업자만이 아는 내용을 포함해 세계 유명 브랜드의 탄생과 성공, 실패와 재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세계 500대 브랜드 사전」(더난출판刊), 하늘을 동경하는 생텍쥐페리에게 땅으로 돌아가야만 할 단 한 곳이 되어준 아름다운 아내 콘수엘로에 대해서 재조명하고 있는「생텍쥐 페리의 전설적인 사랑」(이미지박스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콜럼버스는 네 번의 항해 동안 아메리카에 한 번도 발을 디딘 적 없고 바하마, 쿠바, 자메이카만 가봤을 뿐이며 7세기 아일랜드의 수도사 브렌탄 등이 먼저 발견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지적한「콜럼버스는 아메리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른세상刊)가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식을 뒤흔드는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대중매체나 제도권 교육이 주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