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화가 유행하면서 생채소를 신봉하기 시작하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채소의 항산화 물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조리법이 중요하다. 나는 연구를 통해서 채소를 샐러드보다 수프로 만들어 먹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채소에 풍부한 피토케미컬은 암 예방의 주역이 되는 성분으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피토케미컬이란 식물이 자외선이나 해충 등에게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내는 물질의 총칭으로 식물의 색소, 향기, 쓴맛 등을 구성하는 성분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토마토의 리코펜, 당근이나 단호박의 카로티노이드, 시금치의 루테인, 녹차의 카테킨 등이 있다.

병을 예방하기 위해 채소를 먹으라고 한다면 생채소를 샐러드로 먹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샐러드 볼에 가득 담긴 채소를 와작와작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이미지가 세상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채소를 신봉하는 것은 미국의 샐러드식이 보급되면서 여기 저기에 널리 퍼졌다. 미국 문화가 유행하면서 샐러드가 식사에 기본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중국, 러시아, 옛 프랑스 등지에서는 채소를 생으로 먹지 않았다. 중국은 기름에 볶는 것이 중심이고, 러시아와 프랑스는 수프에 넣거나 익혀 먹었는데, 우리 역시 익혀 먹거나 국물에 넣어 먹었다. 사실 피토케미컬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려면 샐러드가 아니라 채소를 가열해서 조리한 채소수프를 먹어야 한다.

수프는 유효 성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우리의 실험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채소의 작용은 생채소를 갈아낸 것보다 끓여낸 국물에서 10~100배나 강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프 속에서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등 피토케미컬이 다량으로 녹아 있다. 게다가 비타민C, 엽산, 비타민K 등의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하다. 수프에 녹아든 유효 성분은 장에서 효율적으로 흡수되는 상태가 된다.

이에 비해 생채소는 유효 성분이 세포에서 충분히 방출되지 않고 세포 속에 머물러 있으므로 장에서 용이하게 흡수되지 않는다. 실제로 생채소를 먹은 후에 대변 검사를 시행하면 채소의 세포가 소화되지 않은 채 대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암을 비롯한 만병의 근원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병을 예방하려면 생채소가 아니라 채소수프를 먹는 것이 가장 좋다.


- 『최강의 야채수프. 2: 실천편』 중에서
마에다 히로시 , 후루사와 야스코 지음
문예춘추사 / 160쪽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