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로 유럽 은행들이 돈줄을 죄면서 올해 유럽 기업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악화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1.8%포인트 하락하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유럽 재정위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는 유럽 일부 국가의 잘못된 국정 운영과 탐욕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루이스는 최근 저술한 "부메랑"을 통해 아이슬란드, 그리스, 아일랜드 등 재정불량국가들의 이면에 감춰진 부패와 무능력의 실상을 날카로운 시선과 특유의 독설로 파헤치고 있다. 무분별한 해외 자본의 차입으로 아이슬란드는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어부들은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생업을 팽개치고 외환트레이더로 나섰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외국은행이 자본을 회수하기 시작하자 2008년 10월 국가는 사실상 파산지경에 이르렀고 인구의 3분의 1이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는 그야말로 엉터리 정부의 전형을 보여준다. 공무원의 평균 임금이 민간 부문의 3배에 달하고 중노동으로 분류한 600개 이상 직종에 대해 남성 55세, 여성 50세의 정년을 넘기면 국가에서 연금을 넉넉하게 퍼주는데 그중에는 미용사, 라디오 아나운서, 웨이터, 음악인 등이 있다. 공공의료의관의 간호사나 의사들은 퇴근할 때마다 종이수건, 기저귀 등 꺼내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한아름씩 안고 간다. 어디까지 낭비이고 절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스에서는 이미 모든 주체들이 저마다 공익을 희생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01년 그리스 정부는 통계를 조작해 인플레이션과 적자, 부채를 마술처럼 사라지게 함으로써 유럽 통화연합에 가입했고 독일과 동일한 금리로 장기기금을 빌렸다.

또 다른 재정불량국가인 아일랜드는 1980년대만 해도 320만명의 인구 가운데 100만명이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는 나라였다. 하지만 새 천년이 시작될 무렵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나라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정상적인 경로가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비정상적인 부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금융 시장이 모든 신청자에게 사실상 무제한 신용을 제공했을 때 아일랜드인은 심리적으로 극히 취약한 상태에 있었다. 그들은 10년 동안 마법의 주문 같은 것에 사로잡혀 돈더미를 앞에 놓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주택 값이 미친 듯이 뛰어오르기 시작했고 해마다 인구가 15배나 많은 영국의 절반에 해당하는 주택을 지었다. 아일랜드의 주택수익률은 구글의 수익률보다 높았고 이로 인해 아일랜드는 미국보다 세 배나 부유한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함께 파티는 끝나고 말았다. 한마디로 아일랜드 경제는 거대한 피라미드 사기판이었고 국가는 사실상 파산한 것이나 다름없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주체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유럽 재정위기의 실상을 파헤친 이 책은 상식과 순리에서 벗어난 행동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커다란 재앙을 초래하고 만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