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복음 8:12).

당신이 캄캄한 밤에 황무지를 걷고 있다고 가정해 보라.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맬 것이다. 그때 달이 구름을 뚫고 잠시 나타나 언덕을 똑바로 가로지르는 길을 보여 주고 사라진다. 또다시 캄캄해진 길. 그러나 이제 당신은 잠시나마 그 길을 보았기에 어떤 길로 가야 할지를 알고 그 길로 갈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이러한 경험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길이 있는 줄은 알지만 그 길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우리는 길을 볼 수 있고, 다시 어둠이 오더라도 과감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다. 때로 이 빛은 새벽의 달빛처럼 비추기도 하지만, 겁을 주는 번개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요한복음 12:36).

당신은 이 빛을 믿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광채가 당신에게 임했던 때를 기억하는가? 그때 당신은 주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고 그 빛을 따라 걸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하늘에서 보이신 것을 내가 거스르지 아니하였다”라고 말한 바울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빛을 통해 황무지를 가로지르는 길을 본다. 하지만 그 길로 가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그래요, 저는 하나님의 영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영을 받으면 이러저러할 줄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 빛을 진심으로 믿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언제나 아버지가 옳다고 인정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그러한지 의심부터 한다. 살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은데, 당신은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다 아신다고 확신하는가?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서 거하시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합력해 선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믿는가?

시련을 당할 때 “왜 이런 일이 내게 생겼지?” “왜 내가 어둠 속으로 곤두박질 당하나?”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이는 위험하다. 오히려 그때마다 인내하며 빛이 있음을 기억하고, 주께서 철저하게 나를 붙들고 계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이것이 ‘거룩함’의 놀라움이다.

우리는 진리에 대한 새로운 국면을 접하게 될 때마다 그 문턱에서 영광스러운 시험을 치를 것이며, 물론 거기에는 어둠의 영역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빛에 순종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걸음을 내디디면, 하나님의 아들이 당신을 통해 분명하게 나타나실 것이다. 이제 하나님의 빛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임할 때,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당장 순종하라. 그러면 어둠 가운데 행하지 않고 생명의 빛을 취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빛을 소유하는 데 참여한다는 것은 마치 하나님의 아들이 모든 피조물로부터 비밀의 휘장을 들어 올리시는 것과 같다. 주님은 우리의 눈을 들어 별들을 바라보게 하신 다음 말씀하신다.

“이것들이 보이지 않느냐? 나는 모든 별들을 하나하나 다 알고 있단다.”

하나님은 빛으로 가득하시기에 우리 삶에 대해서도 가장 작은 부분까지 다 아신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큰 감동이 된다. 주께서 빛 가운데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가운데 머물면, 우리 마음의 결정들과 삶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주의 뜻에 따라 진행된다. 만일 그릇된 결정을 내리려고 하면 주의 영이 막으실 것이다. 마음에 작은 가책이라도 느껴지면 당장 그 일을 멈추라. 그러면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완전한 것들이 이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주께서 그러하심과 같이 우리도 이 세상에서 그러하니라”(요한일서 4:17).

이 말씀처럼 우리가 거룩해지면 우리의 삶은 주님의 덕과 인내, 사랑과 거룩을 드러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닮아가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을 아는 것, 곧 영원한 생명의 위대한 비밀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지식에 넘치는’(에베소서 3:18) 초월적인 지식을 갖게 되면서 이해할 수 없었던 상황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일으켜 세우셔서, 별을 하늘에 달아놓으신 것처럼, 주께서 거하시는 그 빛 안에 붙들어 매신다. 주께서는 우리를 그 놀라운 빛에 참여한 자답게 빚어내신다.

- 『오스왈드 챔버스의 거룩과 성화』 중에서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 토기장이 / 192쪽 /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