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블랜차드·스펜서 존슨 지음/21세기북스/2003년 12월/173쪽/10,000원)

요즘 출간된 책들을 보면 심심찮게 고전들이 눈에 띤다. 그런데 그것들은 대부분 중국 관련 도서나 우리나라의 옛 선인들의 지혜를 소개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동양이 아니라 서양쪽의 고전이다. 바로 "겅호!", "열광"으로 잘 알려진 켄 블랜차드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스펜서 존슨이 공동으로 저술한 "1분 경영"이다. 이 책은 필자가 20여년전 기업체 연수원에 근무할 때 부장 및 과장급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에서 원서를 교재로 실제로 롤 플레이와 분임토의를 거치면서 심도 있게 다루었던 경험이 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기업 및 조직의 교육 현장에서 매우 효과적인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1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영자는 이것저것 장황하게 설명하고 지시하고 감시하는 것을 지양하고 1분 동안 목표를 설정하고, 1분 동안 칭찬하고, 1분 동안 질책하라는 것이다. "말 많은 상사"가 짜증나고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존경스럽지도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사람들도 자신의 부하 직원들에게 "말 많은 상사"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오늘날, 웬지 와닿는 말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한 청년이 유능한 경영자를 찾아 길을 떠난다. 그는 다양한 유형의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를 만나게 되고 결국 유능한 경영자를 찾아낸다. 그 경영자의 경영 비법은 바로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1분 경영법이었다. 청년은 회의 진행, 목표 설정, 칭찬, 질책 등 경영자가 부하 직원으로부터 최대한의 것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배우고 결국 최고의 경영자가 된다.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내용이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기업 조직 문화는 옛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부하 직원을 관리하고 다루는 면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유능한 경영자는 이러한 조직 문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그러면서도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말해준다. 실제로 이 책에서 말하는 "1분"이라는 말은 상징적인 의미이고, 정확히 해석하자면 "짧은 시간에 알찬 내용을 핵심있고 조리있게, 그리고 신실하면서도 신랄하게"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떤 경영 조건이든 사람을 통해서만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경영의 기본 원칙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30분 안에 읽을 수 있는 짧은 우화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가르치는 이 책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그 형식까지 일치되고 있다는 점은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모두들 바쁜 연말, 81년에 출간된 이 비즈니스 고전 속으로 짧게 한 번 빠져보는 건 어떨까. 짧게 빠져도 길게 흔적이 남을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