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외 지음/거름/2004년 1월 30일/321쪽/12,000원)

1973년 10월 20일 세계경제에 느닷없이 오일 경제의 날벼락이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 날을 기해 원유생산량을 25% 줄이고 미국 등 주요국가에 석유수출금지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그 결과 유가는 폭등했고 비산유국들은 일대 재앙에 직면했다.

그러나 일본의 이토츄 상사만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토츄는 이 오일쇼크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석유를 최대한 비축해두었다가 엄청난 차익을 올렸다.

이것은 모두 이 회사의 기획담당 임원이었던 세지마 류조가 작성한 극비 정세분석보고서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세지마는 어떻게 이러한 예측을 할 수 있었을까. 사실 세지마의 정보력은 그간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간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들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점에 주목한 뒤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중동 관련 기사들을 수집, 분석하여 얻은 결실이었다.

신문은 흔히 "살아 있는 역사의 기록" 또는 "정보의 백화점"이라고들 말한다. 역사를 이루는 것이 결국 위의 예에서처럼 축적된 정보의 힘임을 고려할 때 역사와 정보는 결코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것 같다. 현직 경제신문 기자들이 저술한 『경제기사는 하나다』는 경제기사를 종합적인 관점과 안목으로 읽어내는 훈련을 하면 이 시대를 움직이고 있는 여러 분야의 본질적 요소들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개의 독자들이 신문기사, 특히 경제기사를 접할 때 단편적인 정보에 치중한 나머지 큰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만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거의 예외없이 경제기사 활용의 대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의 귀재들인 조지 소로스나 워렌 버핏 모두 신문기사의 단발적인 정보들을 역사 창조의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킨 인물들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전문가들의 정보 사냥법등을 통해 기사를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방법, 다양한 경제기사들에 대해 시각을 달리하여 읽는 방법, 그리고 중국의 법인세 인하와 국내주가 상승과 같이 얼핏보면 전혀 연관이 없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수수께끼들을 이해할 수 있는 독해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단편적 정보로 치부하기 쉬운 경제기사들을 씨줄과 날줄로 꿰어 행간을 읽음으로써 경제 현상의 큰 흐름을 파악할 있도록 안내해주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현상들을 이해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할 수 있도록 모든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