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는 한반도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세 나라가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기였습니다.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살수대첩의 명장 을지문덕,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및 백제 멸망의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둘러싼 실체적 진실을 첩자의 각도에서 접근하여 흥미진진한 해석을 내놓은「역사를 훔친 첩자」(김영수 지음)가 김영사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 고대사에 단편적인 흔적을 남긴 첩자라는 존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로 우리 역사에 족적을 남긴 첩자들의 사례들을 분석하여 그들이 우리 역사에 던진 의미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시의성이 지금처럼 강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현대인들이 마르스가 자본주의의 보편화에 관한 논리를 처음 내세운 사상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마르크스의 생애와 작품을 날카롭게 살펴보고 있는「마르크스 평전」(자크 아탈리 지음, 이효숙 옮김)이 예담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다양한 자료들을 분석하고 종합하여, 마르크스의 인간적인 모습, 지적 기반, 사상적 추이를 증언하고 있으며, 마르크스의 전기적 시간 축을 따라 사적인 삶과 사상적 추이를 동시에 엮어내고 있습니다.

수익에 혈안이 된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무분별한 임상실험, 신약을 둘러싼 왜곡된 정보 등 추악한 뒷모습을 폭로한「몸 사냥꾼」(강명관 지음)가 마티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지금 우리의 탁자 위에 놓인 여러 종류의 약들이 갖고 있는 실로 엄청난 정치적 배경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으며, 제약회사와 의학계 연구자, FDA와 NIH의 종사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거대한 제약 세계의 실체를 밝혀내고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위대한 '정복자'들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빈약한 옷과 장비로 20㎏이 넘는 짐을 진 채 산을 오르는 셰르파들의 위대한 삶의 투쟁을 기록한 책「셰르파 히말라야의 전설」(조너선 지음, 서영철 옮김)이 지호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다른 등반 관련 저술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셰르파들의 등반 역사를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으며, 그동안 히말라야 등반에서 조연으로만 인식됐던 셰르파를 당당한 주역으로 복권시켜, 셰르파 없이는 어떤 위대한 등정도 불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정치철학자로 꼽히는 한나 아렌트의 주저 중 하나로 이번에 국내 초역된「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길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932년 비밀 나치당에 입당해 1962년 예루살렘에서 교수형을 받기까지, 아이히만의 삶을 통해 악이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의 개념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며, 보편적 유대인 개념이 갖는 허상을 지은이의 체험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주목하지 않았던’ 관심이란 렌즈로 비즈니스와 경제의 핵심을 꿰뚫는 명쾌한 시각을 보여준「관심의 경제학」(21세기북스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출판부에서 출간되자마자 경제경영 트렌드서로 돌풍을 일으키며 아마존닷컴에서 분야를 막론한 '올해의 책 10선'에 선정되었던 이 책은 풍부한 사례와 흥미진진한 분석으로 관심의 작동 메커니즘과 관심을 획득하고 경영하기 위한 실용적인 기법들을 소개하여 기업의 경영자와 관리자, 일반인들 모두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이 시대에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요 문제들, 즉 우리의 문명을 위협하고 있는 핵무기 확산과 지구 온난화, 테러리즘과 반 테러리즘의 대치, 국제 협력관계의 붕괴 등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찾고자 한「오류의 시대」(네모북스刊), 권태에 대항하는 ‘상황주의자’ 바네겜의 주저이자, 1967년 처음 출간된 이래 68혁명 세대의 바이블로 여겨지던 책「일상생활의 혁명」(시울刊), 가파르게 굽이친 중국 근현대 100년을 온몸으로 겪어낸 중국의 대문호 바진의 수상록 선집으로 거대한 중국 대륙의 트라우마라 할 문화대혁명의 실상을 폭로하고 그 당시 잃은 동료 작가들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한「매의 노래」(황소자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아시아 곳곳의 사람들에게서 길어 올린 순수한 모습을 통해 현대인이 자아를 비추어 들여다볼 수 있는 명상 여행 사진집「차를 반쯤 마셔도 향은 처음 그대로」(마음산책刊)가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유인걸 사진작가가 1996년부터 네팔, 라오스, 모로코 등 세계 10여개국 사람들과 풍경을 담은 85컷의 사진에 명상적인 글을 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