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을 향한 깊은 열정, 치열한 역사적 고증과 추적을 통해 한국 고문의 역사를 최초로 파헤친 인권변호사 박원순의 기념비적인 노작「야만시대의 기록(전 3권)」(박원순 지음)이 역사비평사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일제시대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각종 신문자료와 잡지, 단행본, 논문, 단체 자료집, 법원 판결문, 외국 정책자료 및 인권단체 보고서 등을 총망라하여 자료들을 모았고, 그것을 토대로 국내외의 다양한 고문 사례들을 통사적으로 정리해낸 최초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걷기가 각 시대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걷기를 통해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선택했는지를 살핀「걷기, 인간과 세상의 대화」(이기호 지음)가 작가정신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인류가 첫 발걸음을 뗀 6백만 년 전의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디뎌온 ‘걷기’의 궤적을 좇아, 인간과 세상이 ‘걷기’를 통해 무엇을 소통하고 나누고 이루어왔는지를 순례자의 걸음으로 촘촘하게 담아낸 책입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감성지능’의 저자가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잘 읽고 타인과 잘 어울리는 능력인 사회지능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SQ 사회지능」(다니엘 골먼 지음, 장석훈 옮김)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1세기 성공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인간관계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1등만 하던 모범생이 사회에서는 왜 성공하지 못하는지, 아이포드(ipod)가 사회적 단절을 심화시키고 있는지 등 사소한 일상의 단면에서부터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적 판단까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가미된 시각으로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며, 현시대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미래를 예측한「성배와 칼」(리안 아이슬러 지음, 김경식 옮김)이 비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여신(女神) 문화를 나타내는 성배와 남성 중심 문화를 뜻하는 칼이라는 상징어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조명한 저자는 이 책에서 핵전쟁 위기, 전쟁, 정치권의 싸움 등이 모두 남성들이 만들어온 지배 중심 체제의 산물이며 이것이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세계 공영방송의 모델인 영국 BBC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최고경영자(CEO) 그렉 다이크의 자서전「BBC 구하기」(황금부엉이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책은 2000년 1월 BBC 사장이 된 후 2004년 1월 영국 정부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부풀려 보도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을 여과 없이 털어놓고 있습니다.

종파를 초월한 맑고 향기로운 글로 뭇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 온 '수녀시인' 이해인 수녀(61)가 쓴「사랑은 외로운 투쟁」(마음산책刊)과 「풀꽃 단상」(분도刊)이라는 두 권의 책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랑은 외로운 투쟁」(마음산책刊)은 수녀가 자신과 수녀원의 소식을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10여 년간 보낸 편지를 월별로 묶은 산문집이며, 「풀꽃 단상」(분도刊)은 수녀가 일상에서 느꼈던 단상이 담겨 있는 시와 산문을 모은 시문집입니다.

인터넷이 지닌 신비하고 오묘한 마력 뒤에는 그보다 더 강력하고 오랜 역사를 가진 질서가 숨어있으며 이 질서는 지금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의미와 힘을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인터넷 권력전쟁」(뉴런刊)도 언론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책은 90년대 인터넷이 민족국가의 통치에 어떻게 도장을 내밀었는지, 이 국경 없는 거대한 매체의 통제권을 쥐기 위해 각국 정부는 어떤 투쟁을 벌였는지, 그리고 지역적 구분을 영원히 없애버릴 사이비 자치 커뮤니티 건설의 꿈은 어떻게 무너져 내렸는지 그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밖에 ‘말죽거리’에서 ‘타워팰리스’까지, 한국의 초고속 성장을 온몸으로 웅변하면서 이른 바 ‘강남 신드롬’을 낳은 강남에 대해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한 책「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인물과사상사刊), 도시 농업, 농민장터 사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 등 지역 먹거리 체제의 구축과 관련된 전 세계의 선도적인 사례가 풍부하게 담겨 있는「로컬푸드」(시울刊), 이케아를 만든 잉바르 캄프라드의 열정적인 일생과 이케아의 성공스토리를 생생하게 이야기한「이케아」(미래의창刊), 카사노바의 사생활과 수많은 여인들과의 연애담뿐만 아니라 18세기 유럽 문화와 풍속도까지 박진감 있는 문체로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는「카사노바, 나의 편력」(한길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10월 셋째주 서울 중앙일간지에서 주목을 받았던 「멸망하는 국가」(열대림刊)가 지방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05년 3월부터 2006년 2월까지 1년간 닛케이 BP사의 웹사이트에 연재한 글들 가운데 중요한 글만 선별하여 주제별로 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