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2002년『뿔』이후 6년 만에 출간된 문단 원로 신경림 시인의 열번째 시집「낙타」(신경림 지음)가 창비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표제시를 비롯, 50여편을 묶은 이번 시집의 4, 5부는 여행시로 채워졌으며, 평양부터 몽골, 터키, 네팔, 프랑스와 콜롬비아까지 5년 동안 시인이 발로 디딘 땅과 그 위에서 만난 인연들을 시로 옮겨 놓았습니다.

독일 마르부르크대의 사회사와 경제사 교수인 페터 보르샤이트가 중세부터 현대까지 유럽을 관통해온 ‘속도의 역사’를 밝힌「템포 바이러스」(페터 보르샤이트 지음, 두행숙 옮김)가 들녘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서양문명에서 속도 바이러스가 세력을 키워나간 역사를 훑어 내리는 동시에 스포츠와 예술, 전쟁무기, 교통사고 등 세부 분야에도 돋보기를 들이 대고 있습니다.

정치 리더십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지도자의 능력과 단호한 결단력을 강조하는「통치의 기술」(카네스 로드 지음, 이수경 옮김)이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부시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이 책의 저자 카네스 로드는 정치 리더십에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면서, 오늘날 리더가 직면한 중대한 과제들을 고찰하고 그것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관롱집단설을 주창하여 지금까지도 중국 사학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중국사 연구의 대가이며, 현대 중국의 4대 역사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진인각에 대한 평전「진인각, 최후의 20년」(육건동 지음, 박한제 옮김)이 사계절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950~60년대 중국의 거대한 정치적 격랑 속에서도 죽을 때까지 학자의 길에 매진한 어느 중국 지식인의 마지막 20년 투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할로웰에 살았던 마서 밸러드라는 한 산파가 27년에 걸쳐 쓴 일기를 울리히가 재구성한 저작「산파일기」(로렐 대처 울리히 지음, 윤길순 옮김)가 동녘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1991년 퓰리처상 역사부문 수상작이며, 최고의 역사 저작물에게 주어지는 뱅크로프트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18세기 초 격변의 역사를 살아간 미국 민중들의 이야기를 미시사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최신 신경경제학, 행동경제학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 심리의 메커니즘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는「이코노믹 마인드」(웅진지식하우스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연말 보너스를 흥청망청 쓰게 되는 이유, 와인 바에 팔리지는 않지만 고급 와인이 꼭 존재하는 이유, 은메달보다는 동메달을 선호하는 이유, 작심삼일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등 흥미진진한 소재를 인간의 심리와 결합시켜 명쾌히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우리의 무협 문화를 담고 있는 한국 무협소설의 시작과 전개과정, 그리고 현황을 살펴본「한국 무협소설사」(채륜刊), 지난 50년간 미국 대외 경제정책의 숨은 진실을 낱낱히 파헤쳐, 미국의 대외 경제정책이 전 세계를 어떤 위기에 빠뜨렸는지를 분석한「어둠 속의 코끼리, 팍스 아메리카」(모티브북刊),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다이어트 속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체중감량법과 뱃살관리법, 지방과 비만의 관계에 대한 숨겨진 비밀 등 다이어트와 지방, 뱃살에 대해 의학적으로 분석한「내몸 다이어트 설명서」(김영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우리가 전통적으로 당연시해온 독서문화와 이에 대한 금기를 되짚어가며 독서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여름언덕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독서론'이 그러하듯, 특정한 독서방식을 검토하거나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형태, 각장 비독서의 방식과 미덕을 소개하면서, 그 속에서 무질, 폴 발레리, 발자크, 오스카 와일드에서 소세키, 그레이엄 그린, 움베르토 에코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여러 대가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