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의 선구자인 대니얼 데닛이 ‘다윈이 살아 있고 6판(1872년)으로 끝난『종의 기원』의 최신판을 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윈의 차례를 그대로 따라가며 최신 내용으로 버전업한「진화하는 진화론」(스티브 존스 지음, 김혜원 옮김)이 김영사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50년이나 된 낡은 이론을 왜 지금 또 봐야 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 그리고 ‘다윈이 말했던 진화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용감하게 부정하는 창조론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10대를 지나 청년기에 들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딸 위녕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가 공지영의 산문집「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 지음)가 오픈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소설『즐거운 나의 집』의 화자이기도 했던 첫째딸 '위녕'이 고등학교 3학년일 때 공씨가 매주 화요일 써주었던 편지를 토대로 한 것으로, 스물일곱 해를 더 산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인생 경험과 독서체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깨달음들을 딸에게 조곤조곤 전해주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과 불평등의 미시적. 거시적 효과에 주목해, 사회적 환경이 나빠지면서 개인의 건강도 나빠지는 복잡한 관계를 규명한「평등해야 건강하다」(리처드 윌킨슨 지음, 김홍수영 옮김)가 후마니타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환경 때문에 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계층’이 폭력과 우울증으로 고통 받게 된다는 점을 여러 사회의 사례를 통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중국경제 성장을 토대로 13억 중국 인구가 지닌 놀라운 에너지와 잠재력, 기업가 정신을 분석한「불 인 차이나」(짐 로저스 지음, 김태훈 옮김)가 에버리치홀딩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중국의 전력, 에너지, 농업, 관광, 교통 및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어느 산업부문이 최고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여성이 정치적. 사회문화적. 성적 남성 지배구조에 함몰되지 않고 주체로서 살고자 한 모습을 찾아내서 역사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다시 들리게 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집필된 역작「여성은 이렇게 말했다」(한정숙 지음)가 길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전고대로부터 중세와 근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여성 주체들을 방대한 문헌자료들을 물론, 주디스 버틀러와 자크 라캉 등 최근의 연구성과물까지 폭 넓게 연구해 여성주의 사상 발전 이전의 역사나 고전작품 속에 이미 여성 주체를 자각하고 실천한 여성들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400여 점의 화보와 사진을 통해 그간 세세하게 다뤄지지 못한 중국인들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의 근대성 문제를 연구하며 나아가 동아시아의 현재가 안고 있는 문제를 살핀「중국 근대의 풍경」(그린비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중국 근대가 형성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는 아편전쟁(1840)부터 신해혁명(1911) 시기까지의 중국의 문화적·제도적 지형도를 그려 본다면, 근대 여명기에 태어난 각종 문화나 제도들이 현재 삶의 기원으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대안 블로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탐디스패치가 하워드 진, 찰머스 존슨, 마이크 데이비스, 씬디 시핸, 바바라 에런라이히 등 12명의 미국 진보 지성계의 대표 주자와 가진 인터뷰를 모은 것「미국, 변화 인가 몰락인가」(창비刊), 20대 중반에 쓴 장편소설『빨치산의 딸』로 주목을 받은 후 오랜 침묵 끝에 2004년 단편집 『행복』을 내며 돌아온 작가 정지아가 4년 만에 묶어낸「봄빛」(창비刊), 대중의 요구를 유연하고도 민감하게 포착한 볼셰비키의 현실적 안목, 토론과 논쟁이 거침없이 이루어졌던 이 당의 민주적 성격이 승리의 궁극적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밝혀낸「혁명의 시간」(교양인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뉴라이트 계열 단체인 ‘교과서포럼’이 좌편향 역사를 바로잡겠다면서 출간한「한국 근 현대사」(기파랑刊)가 논란 속에 언론의 지면을 연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끝으로, 중앙일간지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작가 공지영의 산문집「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오픈하우스刊)가 지방신문에서도 똑같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