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승리한 1등이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사회, 갈수록 치열해지는 현대사회 무한경쟁의 본질을 분석한「승자독식사회」(로버트 프랭크 외 지음, 권영경 외 옮김)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전작『이코노믹 씽킹』에서 일상 속 수수께끼들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풀어냈던 로버트 프랭크가, 이번엔 승리한 1등에게만 엄청난 보상을 주고 뛰어난 2등마저 패배자로 만드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 해발 6440m의 설산 촐라체에서 조난당한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산악소설「촐라체」(박범심 지음)가 푸른숲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07년 8월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한 것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으로, 산악인 박정헌과 최강식, 두 사람이 2005년 봄 촐라체 등반에서 겪었던 조난과 생환의 실화를 모티브 삼아 쓴 소설가 박범신의 작품입니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밝혀내 그동안 감성과 미학의 영역으로 분류되던 인간의 예술적 능력을 뇌과학으로 풀어낸「뇌의 왈츠」(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장호연 옮김)가 마티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인지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일 뿐 아니라 레코드 프로듀서, 음악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한 대니얼 J. 레비틴은 이 책에서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 대해서 이야기한 후 음높이가 제각각인 노래를 같은 노래라고 인식할 때 뇌의 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연주 속도의 변화를 우리의 뇌가 얼마나 감지하는지, 일부분이 상실된 음악을 듣고도 어떻게 전체 음악을 완성해내는지 논하고 있습니다.

소설집 『철제 계단이 있는 천변풍경』, 『악취미들』등을 통해 인간의 '악취미들'을 심도 있게 파헤치며 불온한 욕망을 천착해 왔던 작가 김도언의 첫 장편소설「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김도언 지음)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등장인물의 동선에 따라 공간별로 나누어 총 89개의 신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얼핏 시나리오를 연상케 하기도 하는데, 독특한 점은 #89가 책의 서두에 위치하고 이후 #1부터 순차적으로 신 번호가 붙어 있다는 것입니다.

포퓰리즘의 새로운 개념 정의와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포퓰리즘」(서병훈 지음)이 책세상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러시아의 ‘인민 속으로v narod’ 운동부터 미국의 인민당, 아르헨티나의 페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프랑스의 르펜, 일본의 고이즈미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역사적 실례를 바탕으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민주주의의 한계를 거름 삼아 그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포퓰리즘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백주대낮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얽힌 한중일의 역사적 사건을 추적하는 역사추리소설「진시황 프로젝트」(김영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현재 연세대에서 '문화콘텐츠와 창조적 상상력'을 강의 중인 국문학자 유광수의 작품으로, 제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작인 이 책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보낸 신하 서불의 설화를 바탕으로, 연쇄살인사건에 얽힌 음모를 밝히며 한중일 3국 민족주의자들의 극단적 대결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밖에 수백 년 전 정통 고고학의 탄생부터 오늘날 공중고고학에 이르기까지 고고학의 역사와 고고학자들을 320여점의 사진과 함께 정리한「몽상과 매혹의 고고학」(랜덤하우스코리아刊),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환경전문기자인 에르베 캄프가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위기를 외면한다면 인류는 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부자들이 지구를 어떻게 망쳤나」(에코리브르刊), 일상의 순간순간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경제적 사고가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자기계발적' 성격의 경제교양서「경제학 패러독스」(랜덤하우스코리아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문화라는 초점에 맞추어 간략하게나마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한국의 역사와 문화, 자연과 문화재, 세계속의 한국 문화를 서술한「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한국 문화」(현암사刊)가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진정한 세계화’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삶의 방향성 없이 표류하는 이들에게 ‘한국, 한국인의 특성’과 ‘자랑스런 문화재’, ‘한류’의 힘을 통해 정체성과 자긍심을 되찾게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