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사회 영향을 받지 않은 아기도 예쁜 얼굴을 더 오래 유심히 쳐다본다는 사실을 통해 세상에는 60억개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계층, 문화, 지역,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겹치는 객관화된 아름다움이 존재함을 이야기한「아름다움의 과학」(울리히 렌츠 지음, 박승재 옮김)이 프로네시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름다움은 주관적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거스르고 과학적으로 객관화되는 아름다움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연구성과를 덧붙여 아름다움이 왜 존재하는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하고 얼마나 중요한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0년간 중국통으로 활동해온 한 서양 경제기자의 눈으로 복잡한 구조를 띠면서 동시에 급속하게 변화하는 나라의 양면을 보여주며, 분야별로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실상을 독자들에게 소개한「선부론」(휴잇 지음, 김민주, 송희령 옮김)이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오늘날 중국의 근간이 된 선부론을 통해 최근 20년 동안 중국이 엄격했던 사회주의 국가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며 변해가는 과정을 정확하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중국인 개개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명.청 교체기의 조선외교사는 물론 언어.문학.민속 등에 관한 풍부한 사료를 담은 『심양장계(瀋陽狀啓): 심양에서 온 편지』를 완역주석본으로 펴낸「심양장계」(소현세자 시강원 지음, 정하영 옮김)가 창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세자를 수행한 태자시강원(太子侍講院)의 신하들이 본국의 승정원(承政院)으로 보낸 보고서들로, 약소국 조선이 겪은 치욕적인 대외교섭, 왕세자 일행의 하루하루의 일상, 척화파와 개화파의 대표적 인물인 김상헌과 최명길 등 청과의 강화 이후 심양으로 끌려온 조선인 포로들의 실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이자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태어날 때부터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의 삶을 기술한 회고록「파블로 네루다 자서전」(파블로 네루다 지음, 박병규 옮김)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평온한 유년기로부터 시작하여 보헤미안 생활을 하던 청년 시절과 동남아시아에서 보낸 영사 시절을 거쳐 스페인 내전, 2차 세계대전 전후의 이념적 갈등, 칠레의 1970년대 정치 상황 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경계를 알 수 없는 도저한 지식과 성찰, 텍스트에 밀착한 정치한 분석과 문장으로 우리 문단의 이론 비평과 현장 비평 모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중견 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국문과 교수의 소설작품론「네안데르탈인의 귀환」(정과리 지음)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그간 저자가 여기저기 문예지와 논문집, 학회지, 그리고 작품집의 해설로 써낸 작가론·시인론·작품론 가운데, 한국 현대소설사에 중추적인 역할 혹은 뚜렷한 족적을 남겨온 작가 그리고 그들의 소설 내적 문법에 초점을 맞춘 글들을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19, 20세기 걸쳐 인류가 이룩해놓은 아날로그 음악재생 기기로서 오디오 시스템의 전반적인 역사를 광범위하게 조망한「오디오의 유산」(한길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수만 장의 레코드 음반을 수집, 소장한 고전 음악 애호가이자 “음악동아”, “객석” 등의 칼럼니스트를 지낸 건축가 김영섭씨가, 오디오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실전 구사(驅使) 경험 및 체험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이밖에 정보 홍수와 시간의 절대 부족이라는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자기 사용 설명서이자 웹 2.0 시대의 라이프 리모델링 필드 매뉴얼「4시간」(부키刊), 인류의 삶을 뒤바꾼 미국 3대 싱크탱크, SRI 인터내셔널의 60년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최초의 혁신 리포트「혁신이란 무엇인가」(김영사刊),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중 하나인 스트라빈스크의 삶과 음악을 소개한「스트라빈스키」(을유문화사刊), 공기의 무게를 재려한 갈릴레이부터 오로라의 신비를 풀기 위해 무한한 우주 공간을 개척한 20세기 과학자 밴 앨런까지, 숨겨졌던 과학의 보물 상자와 같은 ‘공기’ 를 파헤치기 위한 과학자들의 뜨거운 땀방울과 흥미진진한 실험들이 펼쳐지고 있는「공기 위를 걷는 사람들」(웅진지식하우스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서양사의 주요 국면에 나타난 특정 인물, 현상, 사건, 쟁점들을 분석해 그것들이 당대의 사회와 어떻게 소통하고 당대의 문화를 투영하고 있는지를 추적한「서양문화사 깊이 읽기」(푸른역사刊)가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문화에 코드를 맞춘 전문 학술공동체인 ‘문학사학회’에 속한 서양사 각 분야의 전문 필자 13인이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는 현재적 의의, 우리 현실과의 관련성을 찾으며 서양사 전체를 각 시대별로 주제를 선별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