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마약 밀수범으로 체포되어 대전의 교도소에서 3년 6개월을 보낸 미국인 청년 토머스의 혹독한 성장기와 한국과 한국 교도소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담긴「나는 한국에서 어른이 되었다」(컬린 토머스 지음, 김소정 옮김)가 북스코프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복역했던 서울 구치소, 의정부 교도소, 대전 교도소를 통해 대한민국의 다양한 교도소 풍경과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자그마한 독방, 겨울에 난방이 되지 않고 여름에 냉방이 되지 않는 교도소, 무엇보다 유교적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는 재소자들의 서열관계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세계적인 인재 양성소로 유명한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20년 동안 리더십을 강의해 온 로널드 A. 하이페츠 교수의 강의와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하버드 케네디스쿨의 리더십 수업」(로널드 A. 하이패츠 지음, 김충선 외 옮김)이 더난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과거의 교과서식 리더십 이론에서 벗어나 미국이라는 거대한 민주사회에서 지난 1세기동안 일어난 다양한 정치, 사회적 문제의 주요 사례 연구를 통해 리더십의 적용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연제태후’, ‘준랑의 혼인’, ‘변신’, ‘혜성가’, ‘천관사’, 다섯 개의 개별 이야기가 모자이크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서라벌 사람들」(심윤경 지음)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떠들썩한 연애를 좋아하고, 별과 짐승으로 점을 치며, 춤과 섹스를 즐긴 서라벌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을 품고 과학자의 길로 들어선 한 소년이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동시에 100여 년 생명과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새로운 생명관을 제시하는「생물과 무생물 사이」(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가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생명의 본질에 다가서는 과학도로서의 세밀한 분석과 철학적 감성을 담아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은폐와 조작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과학계의 그늘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단 십 년을 맞은 작가 김종광의 장편소설로 90학번 곰탱과 그 일당들의 좌충우돌 청춘기를 그린「첫경험」(김종광 지음)이 열림원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는 90학번들이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겪었음직한 모든 첫경험들이 담겨 있으며,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곰탱이 칠 년 동안 겪은 사소하고 잡다한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운동가인 게일A.아이스니츠가 잠입 취재를 통해 밝혀낸 미국 도살장 내부의 어두운 비밀을 낱낱히 파헤친「도살장」(시공사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위험성을 지닌 미국 내의 육류 수출이 과연 얼마나 안전성이 있고 미각을 위한 훌륭한 음식재료인 것인지, 인간의 본성과 건강을 파괴하는 것인가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세계적 출판그룹인 펭귄그룹의 존 매킨슨 회장의 방한과 더불어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고전 문학 시리즈「펭귄 클래식 시리즈」(펭귄클래식코리아刊), 노벨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장편소설로 핵무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거대폭력에 맞서기 위한 두 노인의 모의 테러 사건을 다룬「책이여, 안녕!」(청어람미디어刊), 밀턴 탄생 400주년을 맞아 영웅적 전사이자 정치가, 사상가이자, 철학자로 그리고 진정한 시인으로 살아온 밀턴의 올곧은 삶을 담은「밀턴평전」(푸른역사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우리 시대의 가장 도발적인 철학 스타, 슬라보예 지젝이 이데올로기적 금기어인 레닌에 관해 쓴「지젝이 만난 레닌」(교양인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서 지젝은 헤겔을 비롯한 독일 고전 철학의 변증법적 방법론과 라캉을 비롯한 정신분석학 이론의 문제 의식을 종합해 21세기 레닌의 사유를 재창조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