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치유와 소통의 작가 김형경씨가 4년 만에 상실과 채움을 주제로 쓴 장편소설「꽃피는 고래」(김형경 지음)가 창비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열일곱 살 소녀 니은이와 그 주변 인물들의 교감을 통해 가혹한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 그것을 다시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열일곱 소녀의 목소리로 우리 모두의 내면에 살고 있는 성장하지 못한 아이를 그리며 그 안의 상처와 당당히 마주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컨테이너 박스가 인터넷에 비견되는 혁명적 도구란 사실을 알아보고, 이를 경제학적으로 심도 깊게 파헤친「THE BOX」(마크 레빈슨 지음, 김동미 옮김)가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세계경제의 혁신자이자 세계화의 촉진제로서 컨테이너 박스의 중요성과 영향을 밝힌 경제학 저서이자, 컨테이너 박스의 탄생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추적한 인문역사서입니다.

프라다, 구찌, 버버리, 에르메스, 루이뷔통, 조르지오 아르마니, 까르띠에 등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품 속에 숨겨진 충격적인 뒷이야기를 폭로한「럭셔리, 그 유혹과 사치의 비밀」(데이나 토마스 지음, 이순주 옮김)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 편의 취재 다큐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게 구성된 이 책은 프랑스 그라스의 향료 실험실에서부터 수천 개의 모조품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오늘날 명품 시장의 이면과 전모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승리로 천하를 얻은 유방과 단 한 번의 패배로 모든 것을 잃은 항우의 이야기가 이문열의 소설로 새롭게 태어난「초한지」(이문열 지음)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10권 완간과 더불어 언론의 지면을 장식한 이 책은 기원전 218년 장량이 시황제의 암살을 기도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항우가 자살하는 기원전 197년까지 진말한초(秦末漢初) 20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촉발된 광우병 공포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시기에 맞춰 광우병의 원인물질인 프리온을 다룬 책「살인 단백질 이야기」(D.T. 맥스 지음, 강병철 옮김)가 김영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정상적인 단백질이지만 구조이상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신경질환을 일으키는 프리온 등 살인단백질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와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의 기원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민예품 수집가인 저자 야나기 무네요시가 참된 수집의 자세와 바람직한 수집형태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수집 이야기」(산처럼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5년 동안의 자신의 수집경험에서 나온 수집품을 골라내는 안목과 기준, 건강한 수집의 모습 등을 소개하면서, 각각의 수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밖에 조선시대의 역사를 대화와 투쟁의 사상사로 그리기 위한 시도로 모르고 지나갔던 사유의 흔적을 찾아내고 금서라고 붙여진 책들을 통해 조선을 해석한「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글항아리刊), 각자 나름의 고통과 불안을 끌어안은 채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정미경의 세 번째 소설집「내 아들의 연인」(문학동네刊), 사이드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책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과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의 강의를 했던 내용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문단에 관한 주제로 열렸던 학회 발표 글을 모아 엮은「저항의 인문학」(마티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물질에 대한 인간의 열정과 집착, 광기가 경제의 흐름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본「부의 역사」(인물과사상사刊)가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물질에 대한 광기의 역사를 서구 500년사를 통해 추적한 이 책은 종교적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으려는 갈망이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고 종교전쟁이 경제에 끼친 해악을 살피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