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자국의 여행자가 해외로 나갈 때 반드시 여권(passport)을 휴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자국의 외무부에서 발행하는 이 여권은 자국 국민이 해외에서 아무 탈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필요한 경우엔 신변 보호와 지원까지 해줄 수 있도록 해당국에 요청하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권은 신분증명서와 보호의뢰증의 성격을 띤 국외 여행문서라 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여권은 고대 그리스시대의 원로원이 관료들을 우대하기 위해 만든 서장(書狀)이다. 로마시대에도 황제가 저명인사들에게 교부한 특별여권(tractoria)이 있었다. 중세시대에도 여권과 비슷한 안전통행증(conduit)이 프랑스의 상파뉴 지방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것은 곳곳의 정기 장날을 찾아다니는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부해준 서장이었는데, 여기에는 상인들이 통행할 수 있는 코스가 지정되어 있었다. 물론 상인들은 이와 같은 보호의 대가로 돈을 지불해야만 했다. 1331년 필리프 6세도 국왕 소유의 정기시장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전용 통행증(Sauf conduit)을 교부했는데, 이때부터 비로소 증명서에 공적인 성격이 부여되었다. 여기서 sauf는‘금품의 면제’를 뜻했는데, 외국인들에게도 적용된 이 전용 통행증은 점차 국내 여행용
여권을 뜻하게 되었다.

여권의 어원은 라틴어 passare(통행하다)와 porta(문, 출입구, 통행)가 프랑스어로 들어와 변형된 passer와 porte의 합성어 passeport이다. 이 단어가 영어로 차용되면서 passport가 되었는데, 원래는 도시의 성문을 출입하는 통행증이었다. passport가 선박의 항구 출입증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 Passage 통행, 통과, 경과, 우송, 여행
- A bird of passage 철새, 방랑자
- Passer-by 통행인(passenger 승객)

- 『영어잡학사전』 중에서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452쪽 / 22,800원)